ECB 예금금리 영원한 마이너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제가 가파른 하강 기류를 맞을 경우 정책자들이 꺼내 들 카드는 마이너스 금리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금리인상 여부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그 밖에 주요국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날로 수용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이른바 양적완화(QE)에 이어 ‘서브 제로’ 금리가 새로운 ‘뉴-노멀’로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앞으로 예금금리를 0% 선 위로 끌어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달러화 및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스웨덴과 스위스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린 이후 자산 버블이나 은행시스템 혼란 등 우려했던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극단적으로 여겼던 통화정책에 대해 정책자들이 점차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은행권이 예치하는 예금에 대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국 영란은행(BOE) 역시 필요한 경우 기준금리를 현재 0.5%에서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혀 마이너스 금리 시행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조차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동시에 상황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역사적인 통화정책 사이클을 돌이켜 보면 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지난 30년간에 걸쳐 내림세를 지속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84년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연방기금 금리를 11.75%까지 높였다가 2년 후 5.88%까지 떨어뜨렸다.
가장 최근 사이클에서 연방기금 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각각 5.75%와 제로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주요 10개국 통화 전략가는 “새로운 형태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또 한 차례 ‘뉴-노멀’로 부상할 여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는 1980년대와 같은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 시대가 사실상 종료됐고, 민간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스웨덴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35%로 떨어뜨린 것이나 스위스가 마이너스 0.75%로 내린 것도 예금 수요를 꺾고 수요를 부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BNP 파리바 애셋 매니지먼트의 리처드 바웰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 정책자들은 경기 하강이 나타날 때 새로운 정책 수단을 동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사이클이 당분간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유럽의 경우 상당 기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