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5년래 GDP 절반까지 증가할 전망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채권투자자들은 조만간 외화표시 사우디아라비아 국채 물량을 보게 된다. 사우디가 저유가에 따른 재정압박에 사상 처음으로 국제 채권시장에 발을 들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9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정부가 국제 빌행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사우디 관리들은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의 50%를 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올해 GDP의 6.7%를 부채로 조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는 이 비율이 17.3%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사우디가 자금 조달을 위해 국제 채권시장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정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15달러였으나 최근 5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예멘에 대한 사우디의 군사개입도 재정 악화에 일조했다.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370억 달러(약 854조원)에서 올해 9월 시점에 6470억 달러로 줄었다. 이는 3년래 최저 수준이다.
사우디 재정지출 추이 <출처=트레이딩 이코노믹스> |
사우디 정부가 국내에서 발행한 국채는 대부분 은행권에서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날수록 민간 대출에 사용할 유동성이 부족해진다.
모니카 말릭 아부다비 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가 국내 은행에서 유동성을 흡수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제 채권시장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압력도 사우디의 해외 국채 발행 결정의 배경이 됐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우디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또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사우디의 신용등급을 하향하지는 않았으나 국가 재정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