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경품으로 냉장고 걸자, 쉐보레는 스파크로 맞불
[뉴스핌=김기락 기자] 자동차 업계가 경품 마케팅에 불을 지피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모닝 구매자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김치냉장고를 제공하자, 한국지엠은 롯데하이마트에 쉐보레 신형 스파크를 경품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9일 자동차와 유통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모닝 구매 시 김치냉장고를 제공해온 기아차에 맞불을 놨다. 한국지엠이 롯데하이마트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스파크 10대를 경품으로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달부터 모닝 구매 구매자 전원에게 134만원 상당의 삼성 지펠 아삭 스탠드형 냉장고를 지급하고 있다. 모닝 판매 가격은 915만~1440만원으로, 경품 가격이 차량 가격에 따라 9~14%를 차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냉장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형 스파크 출시 첫달인 8월 경차 1위 자리를 쉐보레에 내줬지만, 9월에 이어 지난달 모닝이 6365대 판매되면서 5435대 팔린 스파크를 제쳤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스파크가 신차인데도 불구, 기아차의 강력한 프로모션에 두달 연속 패하게 된 것이다.
기아차는 연말 김장철 등 냉장고 경품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이달엔 모닝 프로모션을 더 강화했다. 냉장고 외에도 노후차 보유 할인 30만원과 이달 20일까지 출고 시 20만원을 더 할인해준다.
반면, 한국지엠은 이달 스파크 구매자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기어 또는 20만원 할인에 나섰다. 스파크가 신차인 만큼, 제품 자체로 승부를 걸겠다고 하면서도 ‘쩐의 전쟁’에서 게임이 안 되는 모양새다.
양사가 이처럼 경품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경차 시장 패권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8월 스파크를 출시하자마자, 모닝을 제치며 경차 시장 1위를 탈환했다. 7년 8개월간 모닝에 밀렸다가 경차 패권을 쥐었으나 한달 만에 다시 모닝에게 빼앗긴 것이다.
스파크는 8월 6987대 팔려 33대 차이로 모닝을 이겼다. 9월부터 판이 변했다. 9월엔 모닝이 656대 많았고, 10월에도 모닝이 930대 더 팔렸다. 11월 모닝 프로모션은 냉장고+최대 50만원 할인이 더해지는 만큼,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은 스파크 마케팅에 대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차 할인 등 마케팅을 하자니 신차 효과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올테고, 반대로 손 놓고 있자니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고육지책으로, 대형마트를 통한 신차 효과 강화를 위한 마케팅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 입장에선 신차 제품력을 통해 경차 시장 탈환에 도전했으나 판촉 등 마케팅의 열세가 드러난 만큼, 프로모션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시기”라며 “유통 업체를 통한 간접적인 경품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