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내부자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영화 ‘내부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사회 깊숙한 곳까지 뿌리박고 있는 부패와 비리 등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이날 초미의 관심사는 세 배우의 연기였다. 그중에서도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리는 이병헌의 연기는 놓쳐서는 안될 포인트였다. 협박 사건 등의 여운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 지난여름 그는 극장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협녀, 칼의 기억’은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막을 내렸다. 누적관객수는 고작 43만 명.
물론 ‘협녀, 칼의 기억’의 경우 영화 자체의 문제가 컸다. 하지만 개봉 전 이병헌을 둘러싼 비난과 평점 테러가 있었던 만큼 흥행 부진의 책임과 비난의 화살은 그에게 집중됐다. 자연스레 외도 논란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이병헌의 티켓파워가 떨어졌다는 부정적 평가가 잇따랐다.
그런 의미에서 ‘내부자들’은 이미지 쇄신과 함께 배우로서 이병헌의 입지를 다시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에 가깝다. 시사 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던 이병헌의 연기에 대한 호평은 홍보용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실제 이병헌은 최근 몇 년간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강렬하고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극중 ‘여우 같은 곰’(영화에서 이강희 역의 백윤식은 안상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안상구를 연기한 이병헌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아우르며 정치깡패, 엔터테인먼트 사장, 폐인에 이르기까지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흔들림 없는 내공으로 소화했다. 안상구의 상황에 맞게 수십 번씩 색을 바꾸는 그의 연기는 다채로우면서 안정적이다.
부담감을 토로했던 생애 첫 사투리 연기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능청스럽게 “우리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할까”(이는 현장에서 나온 이병헌의 애드리브다)라고 말하는 안상구의 대사는 ‘내부자들’ 최고의 명대사로 남을 만하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정치깡패 안상구를 연기한 배우 이병헌 <사진=㈜쇼박스> |
다만 이번에도 영화 자체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우민호 감독이 그려낸 결말은 기대 이상이지만, 생각보다 영화 자체의 몰입이 약하다. 임팩트도 부족하다. ‘내부자들’의 성공을 속단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만일 영화가 흥행한다면, 그 이유의 팔 할은 이병헌을 포함한 세 배우의 열연에 있다고 단언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