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식 개혁 본격화…홀딩스-스토어즈-홈플러스 구조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2일 오후 2시 41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강필성 기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판 짜기에 나섰다. 각 계열사의 지분을 교환 및 양수도하며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로 만든 것. 특히 이 과정에서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홈플러스 주요 계열사의 수장으로 선임되면서 향후 도 사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일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인수 직후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상황이다.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홈플러스> |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매장 내 베이커리 등을 생산해온 홈플러스베이커리는 홈플러스홀딩스로 사명을 바꾸고 지주회사로 자리잡았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홈플러스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산하에 홈플러스, 홈플러스스토어즈(옛 홈플러스테스코) 등의 계열사를 두는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것.
특히 주목할 점은 도 사장이 홈플러스를 비롯해 홈플러스홀딩스, 홈플러스스토어즈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는 것이다.
MPK파트너스는 각 계열사에 이사회에서 테스코 측 인사인 데이비드 서도우, 키스코웰 사내이사와 로버트티모시 노아프레스톤 감사를 해임하고 대신 MBK파트너스 측에서는 김병주 회장. 김광일 대표이사, 박태현 부사장, 민병석 전무와 김수이 CPP인베스트먼트 보드 아시아 사모투자 부문 대표를 새로 선임됐다.
더불어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는 주요 계열사의 수장으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도성환식 홈플러스의 첫발을 딛게 됐다는 평가다. 기존 정종표 홈플러스테스코 대표이사와 이혁수 홈플러스홀딩스 대표이사는 모두 대표에서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시각도 나온다. 지금까지 홈플러스에서는 홈플러스의 대표가 다른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겸임하지 않고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때문에 커다란 정책방향은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그 외에 각 계열사의 업무는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가 맡는 구조였다.
특히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최근 MPK파트너스 매각 과정에서 도 사장에 대한 신뢰를 문제 삼아 해임을 요구하고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도 사장을 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MPK파트너스가 도 사장을 지키고 나선 것은 상징적인 의미다.
도 사장은 이승환 전 홈플러스 회장의 최측근이자 테스코 말레이시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더불어 이번 매각을 성사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테스코의 매각에 배신감을 토로하는 노조와 시민단체 일각에서 도 사장의 해임을 주장하는 것은 ‘테스코와의 결별’을 요구하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MPK파트너스가 도 사장을 홈플러스그룹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도 사장 체제를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MPK파트너스의 인수 기업 사례를 보면 기존 임원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보다는 기존 임원 인사의 최대한 역량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홈플러스에 대한 엄격한 성과주의에 따라 도 사장 체제도 영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이후 가시적인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과제는 적지 않다.
현재까지 홈플러스는 테스코의 PB제품을 다량 취급하고 있어 사실상 테스코에게 일정 매출을 올려주는 형편이다. 결국 테스코의 PB를 대체할 상품 발굴과 경쟁사와 차별화되기 위한 유통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새롭게 지평을 열게 된 도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이에 앞서 MPK파트너스는 임직원 2만6000명을 상대로 월급의 300% 수준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고 1조원의 투자를 약속 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