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부터 유리창 청소 횟수 줄이기까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은행권에 비용 감축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독일부터 스위스까지 주요 은행들이 많게는 수 만명에 달하는 감원을 단행하기로 했고, 각종 수당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등 은행권이 마른 수건 짜기 식의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유로화 동전 <출처=AP/뉴시스> |
도이체방크가 앞으로 2년간 3만5000명에 달하는 감원을 단행하기로 했고, 크레디트 스위스(CS)는 1800명 가량의 런던 직원들을 비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급여 삭감도 곳곳에서 단행되고 있다. HSBC는 수백명의 영국 직원들의 일당은 2년 연속 10% 삭감하기로 했다.
이 밖에 고소득을 올리는 트레이더들이 급여 삭감을 받아들이도록 강요 받는 상황이다.
유럽 은행권의 비용 감축 움직임은 보다 미시적인 경영 일선까지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의 방코 사바델은 2300개 지점의 유리창 청소 횟수를 1년에 12회에서 6회로 줄였다.
방코 커머셜 포르투기스는 전력 비용 절감을 위해 저녁 7시에 경영진들의 사무실에 전등을 끄기로 했고, 카이사뱅크는 프린터 기기를 줄였다.
로이즈 뱅킹 그룹의 일부 직원들은 최근 각자 책상을 매주 직접 닦으라는 지시를 받았고, 독일 일부 은행들은 시간외 근무 수당의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바클레이즈는 연 4000만파운드(6100만달러) 규모의 프리미어 리그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고, 노보 뱅코도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노 로날도 선수의 스폰서를 종료하기로 했다.
또 바클레이즈를 포함해 투자은행 사업 부문을 축소한 은행들은 사무실 빈 공간을 임대하는 한편 기존 직원들의 사무 공간을 줄여 비용을 줄이고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감독 당국의 규제 강화와 극심한 저성장, 여기에 초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수익성 압박이 거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KPMG의 빌 마이클 글로벌 뱅킹 헤드는 “은행권이 사방에서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대부분의 은행이 자기자본이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에 비용 감축에 혈안이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