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웰스파고 등 부실에 대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은행권이 석유 업계의 부실여신 발생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이 추가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저유가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관련 업체들에 대한 여신에서 부실이 발생할 여지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움직임이다.
원유 저장 탱크 <출처=블룸버그통신>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석유가스 업계 여신 가운데 요주의로 분류된 대출의 비중을 1년 전에 비해 15% 늘린 상황이다.
웰스 파고도 에너지 섹터의 잠재적인 부실 여신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로 늘렸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46달러 선에 거래, 최근 1년 사이 43% 하락했다. 유가는 지난주 배럴당 50달러 선을 밟으며 상승 탄력을 보였지만 차익실현이 쏟아진 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회의감이 맞물리면서 다시 후퇴했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시장 여건이 어려워질 때 고객들에게 갑작스럽게 등을 돌릴 수는 없는 일”이라며 “잠재적인 손실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유가스 업계의 구조조정은 연이어 단행되고 있다. 셰일 가스 업체들이 비용을 대폭 삭감했고, 인력 감축 역시 수천명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원유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신용평가사들이 석유가스 업체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손실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은행권이 연중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업계 자산 재평가를 추진하고 있어 기존의 담보물 가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는 업체들의 경우 신용라인이 축소될 전망이다.
실제로 SM에너지와 오아시스 정유, 에머럴드 오일 등 일부 석유 업체들의 여신 한도가 축소된 상황이다.
은행권 소식통은 주요 IB들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여신 포트폴리오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석유 업계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5억~7억5000만달러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재무건전성에 크게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