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악화 풀무원식품 실적개선 효과 주목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0일 오후 3시 6분 뉴스핌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강필성 기자] 풀무원식품이 식자재 계열사 푸드머스를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기존 지주회사 풀무원의 자회사였던 푸드머스를 주식교환을 통해 사실상 풀무원의 손자회사(풀무원식품의 자회사)로 지분구조를 변경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회사 측에서는 기업간거래(B2B)와 소비자거래(B2C)의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풀무원식품의 연결 실적 개선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0일 풀무원 등에 따르면 푸드머스는 풀무원의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알짜에 속하는 기업이다. 식자재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3634억원의 연결 매출을 달성했다.
주목할 점은 수익성이다. 풀무원계열사중 수익성이 단연 돋보인다. 풀무원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93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17억원에 불과했다. 풀무원식품 단일 순이익은 164억원에 달했지만 해외 자회사의 부진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것. 지난해 미국 계열사인 풀무원USA에서 발생한 순손실만 173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푸드머스는 같은 기간 연결기준 1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풀무원식품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순이익은 6배 이상의 규모로 나타나는 셈이다.
이같은 수익성의 차이는 올해 상반기에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풀무원식품은 상반기 연결기준 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푸드머스는 6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같이 양호한 푸드머스를 풀무원식품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풀무원 관계자는 “기존 풀무원식품이 B2C 사업만 진행해왔기 때문에 푸드머스의 B2B가 자회사로 함께 추진된다면 더욱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룹내 계열사 관계가 수직계열 관계로 변경되면서 생기는 시너지보다는 실적개선 효과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푸드머스가 풀무원식품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 풀무원식품은 4분기 연결 실적에 푸드머스의 실적을 반영하게 된다.
때문에 해외 계열사의 적자 행렬에도 불구하고 지표상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들어 올해 상반기 기준 풀무원식품이 푸드머스의 실적을 연결 순이익에 포함할 경우 풀무원식품은 단번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 풀무원이 이처럼 알짜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까지 풀무원식품 지원에 나선 것은 풀무원식품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현재 풀무원식품은 최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지난 7월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퀴티 파트너스가 기업공개(IPO)를 위해 출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면서 1482억원의 유상감자를 단행 했기 때문. 부채비율이 400% 대로 급증하면서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의 채무 70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은 200%를 웃도는 중이다.
풀무원식품은 연말까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1000억원대 추가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지만 문제는 실적이다. 풀무원식품이 해외 계열사의 부진으로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지표상 실적 개선 효과를 만들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식품은 최근 재무 악화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재무 개선을 위한 연말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