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국경절 연휴로 중국 A주 시장이 휴장(1일~7일)한 가운데, 홍콩 증시가 가파른 상승장을 연출하고 있다. 중국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4분기 홍콩 증시를 전반적으로 낙관하고 있다.
5일 항셍지수는 전일대비 1.62% 오른 21854.4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소비주와 카지노 관련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갤럭시마카오(아오먼인허, 00027.HK)와 캉스푸(康師傅, 00322.HK)는 각각 5.3%와 5.634%가 올랐다. 특히 갤럭시마카오는 이틀 연속 16%나 상승했다. 국경절 연휴 마카오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이로 인한 카지노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증시는 A주 폭락과 함께 급락하며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해 고점대비 항셍지수의 낙폭은 24.8%에 달한다. 3분기에만 20.59%가 하락했고, 우리돈 9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증발했다. 이 기간 홍콩 주식에 투자했던 투자자의 평균 액면 손실액은 3억 9000만 원에 달한다. 홍콩과 본토 A주에 모두 상장한 주식에서 H주의 가격이 A주보다 싸진 종목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홍콩 증시가 너무 내려갔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중국 A주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홍콩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경절 이후 홍콩 증시가 들썩이면서 이 같은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국경절 이후 항셍지수는 5%가까이 상승, 10일 이동평균선 수준으로 회복했다.10월 홍콩증시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류징뤼(劉勁律) 골드만삭스 중국 분석가는 H주 위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중국지수가 최근 5년간 4분기 상승률이 8%였고, 그 중에서도 10월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연중 증시 하락 가능성이 가장 높은 10월 홍콩 증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점도 4분기 홍콩 증시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10월 항셍지수 추이를 보면, 하락세를 보였던 해는 두 번에 그친다. 상승 가능성이 80%에 달하는 것. 우수한 실적대비 낮은 밸류에이션도 홍콩주의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현재 홍콩주의 밸류에이션은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사스) 발생으로 홍콩 경제가 직격탄을 입었던 2003년 때보다 낮다. 낮은 주가와 달리 홍콩 증시에는 재무제표가 건전하고, 배당률도 높은 알짜주식이 많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미국 금리 인상 연기도 홍콩 증시의 일시적 호재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 증시에 악재가 될 만한 요인은 중국 본토 경제성장 둔화다. 3분기 GDP증가율 7% 미달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시장은 오히려 '악재'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하방 압력에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
10월의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와 12월초 개막 예정인 경제공작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면, A주 반등과 함께 홍콩 증시 상승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UBS증권 H주 전략가인 루원제(陸文杰)는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거시경제 성장 둔화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부동산 시장, 시멘트가격, 소비와 기업 수익성을 보면 경제회복 조짐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하반기부터 목표 성장률 사수를 위해 정부가 경기부양 정책을 내놓으면 H주가 4분기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연말까지 홍콩 항셍지수가 적어도 10%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도 홍콩 증시가 4분기 폭락할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팡웨이창(方偉昌) 베어링스이 아시아대평양 증시 담당자는 ▲ 3분기 홍콩주가 급락 ▲ 10월 경제지표 개선 ▲ 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논의 등의 영향으로 10월 홍콩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등폭이 크진 않겠지만 적어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그는 홍콩 항셍지수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선 ▲ 위안화와 기타 아시아 통화 안정 ▲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 중국 본토 거시경제 지표 안정 등 조건이 만족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