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디폴트 상승 사이클 본격화 경고도 나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이익률이 침체(recession)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기업 디폴트가 상승 사이클을 타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각) 바클레이즈는 미국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률이 지난 12개월 사이 무려 60b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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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출처=블룸버그통신> |
바클레이즈는 지난 1973년 이후 경기 사이클과 기업 이익률의 등락을 분석한 결과 6차례의 경기 침체 가운데 단 한 번을 제외하고 기업 이익률 급락과 맞물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반 및 후반, 2000년 초반과 후반의 경기 하강에 앞서 기업 이익률이 일제히 60bp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1985~1987년의 침체가 예외였다.
이어 지난 12개월 사이 또 한 차례 기업 이익률이 60bp 하락하는 상황이 재연됐고, 이는 강력한 경고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바클레이즈의 얘기다.
바클레이즈의 조나단 글리오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나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경기 하강 기류가 나타날 수 있고 금융시장의 급변동이 여전한 만큼 보수적인 행보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도이체방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기업 회사채 디폴트 사이클이 본격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정크본드를 필두로 회사채시장의 과격한 매도 공세가 단순한 차익실현이 아니라 기업 신용사이클의 다음 단계, 즉 본격적인 디폴트 상승으로 접어드는 초기 현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주요국의 사상 최저 금리에 힘입어 이번 신용 사이클이 전례 없는 장기간의 호조를 보였으나 종료 시점을 맞았다는 얘기다.
도이체방크의 올렉 멜렌티예프 전랴가는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추구와 값싼 신용에 기댄 ‘리스크-온’ 심리가 회사채 시장을 통해 기업들의 자금줄을 제공, 디폴트 리스크를 차단했지만 시장 여건이 변화할 때 고통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디폴트가 본격화되기 앞에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와 스프레드의 도미노 상승, 여기에 통화정책의 긴축이 맞물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변동성 상승은 지난 1989년과 1997년, 2007년 위기에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인 바 있어 예의주시해야 할 지표로 꼽힌다.
또 AA 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 확대는 역사적으로 디폴트 상승을 예고하는 바로미터였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부분도 과거 디폴트 상승 사이클에 나타났던 현상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