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국면 장기화... "취약한 고용지표 후 하락 대비"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놀랄만큼 취약한 증가세에 그친 미국의 8월·9월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투자자들은 이번 주 주가 하락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했던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지난주 뉴욕증시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1%씩, 나스닥지수는 0.5% 상승했다.
최근 1년 미국 증시 주요지수 <출처=배런스온라인> |
그러나 지난주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용지표의 실망감이 초래한 단기적인 시장 전망은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29일 주요지수가 8월 저점을 시험한 뒤 회복세를 보인 점을 들어 시장이 이미 조정 영역에서 바닥을 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은 그저 소수에 그치고 있을 뿐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강화된 한편 미국의 경제 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두 달간의 뚜렷한 고용 성장 둔화 징후는 강력한 고용시장에 의존해왔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곤경에 빠뜨렸다. 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튼튼한 고용시장에 기반해 연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해온 참이었다.
부진한 고용지표 내용은 연준이 지난달 정책회의에서 금리동결의 주된 이유로 내세웠던 부분, 즉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미국 경제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사실상 진행중이라는 불안도 가중시켰다.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시들해지며 장내 변동성 확대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여겨지자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을 높이는 한편 방어적인 포지션 구축에 나서고 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증시가 약세장 영역(52주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까지 후퇴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지만 일부 하락은 피할 수 없다"고 공언했다.
투자자들이 증시 이외 눈을 돌릴만한 곳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도 문제다. 로이터가 집계한 21개 주요 금융자산 벤치마크 중 올해 현재까지 달러와 미 10년물 국채 등 단 2개만이 투자자들에 수익을 안겼다. 이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미국 주식펀드에서 220억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국채 펀드로는 170억달러가 유입됐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부터 개막하는 미국의 3분기 기업실적 보고 시즌과 주요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지만 큰 기대는 걸지 않는 눈치다. 이들 재료를 통해 해외 경기 둔화 영향이 미국 경제로도 스며들었다는 징후가 포착될 경우 매도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음료업체 펩시코(6일)와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코아(8일) 등이 분기 성적표를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톰슨 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대기업들의 3분기 순익은 2분기 대비 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5일)와 8월 무역수지(6일),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8일) 등이 가장 주목받을 경제지표들이다.
또 8일 공개될 지난 달 16일~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회의록과 6일, 8일~9일 예정된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연설도 반향이 클 이벤트들이다. 지난 달 금리동결 결정의 배경과 고용지표에 대한 반응, 향후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견해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