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A, 유가 하락에 외환보유액 730억달러 증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 장기화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메우기 위해 해외 펀드 투자자금을 빠르게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사우디가 늘어나는 예산적자를 메우고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익스포저를 축소하기 위해 해외 펀드 수백억 달러를 팔아 치우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 디스커버리 대표 니겔 실리토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SAMA)이 펀드에서 빼낸 금액은 500억~700억달러 정도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산 운용사들이 SAMA의 자금에 상당히 의존해왔는데 사우디 자금이 언제 돌아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중동 국부펀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블랙록이나 프랭클린 템플턴, 리걸 앤드 제너럴 등과 같은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펀드 청산 노티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지난해 유가가 하락한 이후로 SAMA의 외환보유고는 730억달러 가까이가 줄었고 이들은 급감한 보유고를 메우기 위해 사우디 국내 은행들에도 손을 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SAMA가 펀드 청산으로 적자를 메우는 한편 리스크가 낮고 유동성이 높은 상품들로 재투자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매니저는 "사우디가 글로벌 증시에 대한 익스포저에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AMA의 현금 확보 움직임에 스테이트 스트리트, 노던트러스트, BNY멜론 등과 같이 운용 자산이 많은 기관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대 규모의 중동 펀드를 운용 중인 블랙록의 경우 이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로 불리는 EMEA 지역에서 2분기 동안 241억달러가 순유출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 177억달러가 유입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WTI 가격 1년 추이 <출처=CNBC>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