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외국인 한도 확대 등 호재 줄이어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25일 오전 11시 21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뉴스핌=백현지 기자] 외국인 지분한도 100% 확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호재가 몰린 베트남펀드가 9년 만에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젊은 인구구조와 높은 경제성장률로 주목을 받았지만 베트남펀드는 출시이후 불과 1년을 채우지 못한 2007년, '반토막' 오명을 얻으며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지난 2006년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이 베트남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야심차게 베트남펀드를 출시했지만 설정이후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펀드가 절반 이상이다.
베트남 동(VND)화 약세와 외환보유액 문제도 베트남 투자의 발목을 잡아 왔다. 25일 호지민거래소에 따르면 VN지수는 2007년 1170.67p를 고점으로 현재(24일 종가기준)570.25p까지 내려섰다.
◆ '변동성도 즐겨라', 우상향 방향성은 뚜렷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본토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조정을 보이자 베트남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주식시장 뿐 아니라 산업전반에 걸쳐서 기회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에 베트남을 탐방한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금융상품은 시장의 변화에 한박자 혹은 반박자만 빨랐어야 하는데 지난 2006년 출시된 베트남펀드들은 세박자 빨랐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방향성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0년 7월 베트남 호치민거래소 출범 당시 외국인 지분 한도는 20%였지만 2005년 49%로 확대된 이후 9월부터 은행, 통신 등 일부업종을 제외하고 최대 100%까지 가능하게 됐다.
TPP가입을 통해 지속적 경제성장도 전망된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2016년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7%로 내놨다.
지난 8월말까지 베트남내 해외직접투자(FDI) 유치액도 133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0.4%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펀드는 반토막의 악몽과 단일국가에 대한 위험부담 때문에 뭉칫돈이 몰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에도 우상향 방향성은 확고하다는 평가다.
부쑤언토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연구위원은 "하반기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외자기업 투자지속, 인프라투자 확대, 부동산 경기 호전으로 6%대 중·후반으로 예상되며 올해 연간 성장률은 정부의 기존 목표치인 6.2%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한도 상향조정은 신규자금을 유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다시보는 베트남, 투자상품 다양화
기존 베트남펀드가 주식혼합형으로 베트남 혹은 동남아주식과 국내채권 투자를 병행했다면 이제 베트남주식에만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도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HDC자산운용이 'HDC베트남적립식 1(주식)'펀드를 내놓은 데 이어 동양자산운용도 베트남 단일지역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김두환 동양자산운용 해외펀드팀장은 "최근 (베트남VN지수는)다른 이머징보다 조정을 적게 받았다"며 "향후 베트남은 GDP성장률 제고, 물가 안정,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 등 긍정적 재료들이 많기 때문에 하반기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과 맞물려 신규 상품 출시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액자산가 대상 랩어카운트 상품도 나왔다. 한국투자 증권은 이달 베트남지역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신짜오베트남랩'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국내 베트남 펀드를 대상으로 리서치센터 이머징마켓팀과 한국투자신탁운용 호치민 현지법인이 공동으로 자산배분 전략과 펀드리밸런싱을 거친다. 한국운용은 베트남 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준비중이기도 하다.
투자시 유의점도 있다. 베트남펀드는 동(VND)화 변동에 오픈된 환오픈형 상품이라는 점, 미국 금리인상으로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은 리스크다.
배승권 한국투자신탁운용 호치민사무소 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베트남 증시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며 "이런 변수를 상쇄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들이 있을 뿐 아니라 베트남은 다른 이머징 시장들 대비 미국의 금리인상의 영향권에서 가장 영향을 덜 받을 국가"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