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높이고 이동사다리 복원해야..교육과 대입제도 개선해야
[뉴스핌=이영기 기자] 현재 우리나라는 사회적 자본이 가장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평가돼 주목된다. 지금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통일 독일의 잃어버린 10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사회적 자본이라는 면에서는 우리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돼 사회 이동성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향후 성장잠재력의 핵심인 창의성을 자극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에 따르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은 행운이나 인맥이 아니라 노력이다'라는 말에 대한 믿음(상호신뢰성)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나 미국은 모든 연령대에 걸쳐 60%~70%, 일본은 5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70%이상(50~60대)과 50%(20대)로 세대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개인이 속해있는 사회의 시민성이나 그 사회에 대한 신뢰성 등을 나타내는 사회적 자본은 한 국가의 성장 지속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스웨덴이나 덴마크 등 북유럽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미국이나 독일, 일본이 높고 한국은 이들에 비해 뒤처진다.
김 연구위원은 "분배악화, 사회이동성 저하, 갈등심화, 낮은신뢰와 배려 등 우리사회가 체질변화를 추구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자본은 매우 낮은 상태"라며 "지금은 60년대 중반, 80년대 초, 90년대말 개방∙자유화 등을 추구할 당시의 사회적 자본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청년실업 등과 관련해 이슈가 되는 '헬조선' '흙수저'라는 단어도 분배 악화, 사회 이동성 저하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낮아진 사회적 자본 즉 우리사회에 대한 신뢰성 저하 등으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지못해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나아가 개혁의 동력도 힘을 잃게 된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 23일 발표된 통계청의 '2014년 사망원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률이 6년 만에 가장 낮아졌지만 20∼30대 남성 자살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 자살률은 21.8명(인구 10만명당)으로 전년(20.9명)보다 4.2% 증가했다. 30대남성은 36.6명으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20∼30대의 사망 원인 1위도 자살이다.
같은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20~30대 남성 자살 증가에 대해) 복합적인 원인들이 있겠지만 취업과 결혼이 어렵고 장래가 불안한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는 취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선 일자리부터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 청년자살이 증가하는 현상은 일자리 제공이라는 시급한 처방에서 나아가 보다 장기적으로는 지금 우리사회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가지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관련된다. 과거에도 부(富)와 권력의 세습은 있었지만 사회가 나아지고 있고, 자신이 노력하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면 지금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계층의 이동사다리를 복원하고 지속성장의 동력인 창의성을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교육제도와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김 연구위원은 "창의성을 높이고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에 공히 기여할 수 있는 이동사다리를 복원이 시급하다"면서 "많은 해결책들이 있겠지만 "주입식과 선다형 문제풀기로 집중된 중고등학교의 교육시스템과 대입선발제도의 개선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