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경제 성장 둔화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눈덩이 현금 자산을 손에 쥔 미국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해 생산성과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문제는 이미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IT 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대출 비즈니스를 날로 확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달러[출처=블룸버그통신] |
세금 서비스 시스템 개발 업체인 인튜이트가 소기업에 대출 자금을 제공하는 온라인 금융회사 온덱 캐피탈과 소기업 대출을 위한 1억달러 규모 펀드를 공동 결성하기로 했다.
앞서 페이팔과 스퀘어 등 IT 업체들도 소기업 대출에 뛰어들었다. 택배 업체 UPS는 온라인 여신 업체 캐비지와 손을 잡고 대출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회계 소프트웨어인 퀵북스 고객들이 IT 기업들을 통해 조달한 대출은 지난 2년간 5000건에 이르며, 금액은 2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퀘어는 지난해 5월 대출 프로그램을 출범시킨 이후 총 2억2500만달러의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하루 1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집행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여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 소기업 대출이 IT 기업들 사이에 비중 있는 비즈니스로 자리잡는 움직임이다.
이는 은행권 문턱이 높은 신생기업이나 소기업들에게 자금줄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업들이 현금 자산을 핵심 비즈니스의 연구 개발이나 투자를 중심으로 보다 생산적인 부분에 할애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이들 기업이 제시하는 금리가 크게는 30%에 달해 5~6% 수준의 은행권 대출 금리에 비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생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가 높다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IT 업계가 대출 비즈니스에 비중을 두는 것은 적절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IT 업계가 여신을 제공한 기업들의 디폴트율이 지난 2009년 4분기 7.65%를 기록해 같은 기간 은행권의 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디폴트율인 4.5%를 크게 넘어선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