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령·삼척·태안화력 3곳…"발전사들 눈뜨고 당해"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화력발전소 3곳에서 1700억원대 입찰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응찰업체들이 수차례 입찰을 유찰시켜 예정가격을 높이는 수법이 동원됐지만 발전사들은 눈뜨고 당했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 |
박완주 의원은 "화력발전소 회처리 설비는 특수공정으로 국내에 소수업체만 입찰 참여 자격을 갖고 있었다"며 "이들 중 일부업체가 이를 악용해 수백억의 공사비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이들의 담합의혹으로 부풀려진 예정가격만 200억원에 이르지만 발전사들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며 "부풀려진 공사비가 드러나면 이를 환수하고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부발전은 2013년 1월 신보령 1·2호기 회처리설비(예정가격 268억원)를 공고했다. 이 공사는 K와 B 등 2개 업체가 등록했는데, 5번의 유찰 끝에 당초 예정가격보다 65억이나 높은 333억원에 낙찰 받았다.
이들 업체는 입찰가를 2.4% 차이의 유사한 금액으로 입찰하거나 유사비율(1~2% 내외)로 투찰해 발주처 예정가격을 높이려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연이어 남부발전에서 벌어졌다. 남부발전은 2013년 7월 삼척 그린파워 1·2호기 '회 처리설비 구매입찰'을 발주했는데 또 다시 K사와 B사 등 2개 업체만 등록했다.
남부발전은 당초 낙찰 예정가로 351억원을 책정했지만, 이들 2개 업체의 투찰금액은 각각 512억원과 547억원이었다. 예가대비 146%와 156%의 가격은 유찰됐지만, 이 같은 상황은 모두 6번이나 이어졌다.
남부발전은 7번째 입찰에서야 예정가격을 128억원 인상시켜 478억원으로 올렸고 B업체는 당초 예정가 대비 33.9% 인상된 470억원에 낙찰 받았다.
서부발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3년 11월 태안 9·10호기 '회 처리설비 구매입찰'에서도 예정가격은 11억원이 올라갔다. 낙찰을 받은 K업체는 1,2,3차에 걸쳐 모두 11번의 입찰에 참여해 투찰율을 조금씩 낮췄는데 낙찰율이 99.88%(481억원)였다.
앞서 신보령 회처리설비 낙찰률은 99.75%였다. 삼척그린파워는 석회석 취급설비가 99.79%, 회처리설비가 98.23%를 각각 기록했다.
박완주 의원은 "화력발전사들이 업체들의 담합 의혹 앞에서 눈뜨고 당하는 꼴"이라며 "부당 공동행위로 의심하기에 충분한 정황인데도 발전사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