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현대해상, 현대라이프 1000억원 규모 투자 결정
[뉴스핌=전선형 기자] 보험사들이 항공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연 6% 이상의 고수익은 물론 투자 안정성까지 높아 대체투자 1순위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과 현대해상, 현대라이프 등은 지난달 1000억원 규모(약 8600만달러)의 항공기 리스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의 주관사는 한화투자증권이며 세 보험사는 중동지역 국영 항공사인 아랍에미리트항공의 항공기 구매 건에 투자하게 된다.
항공기 투자란 항공사가 항공기 구매를 위해 금융사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을 말하며, 이 중 리스투자는 리스사가 항공기를 구매한 후 항공사에 리스해 주고, 금융사들은 리스사에 돈을 투자해 이자이익을 얻는 구조로 이뤄진다. (그래프 참조)
항공기 리스투자는 지카스(GECAS), 에어캡(Aircap), 비비에이엠(BBAM) 등의 글로벌 리스사 위주로 투자가 진행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현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대체투자 중 하나로 항공기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내일(15일)쯤 발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아랍에미리트는 국영 항공사로 내부 검토 결과 재무구조 안정성이 뛰어나 투자에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며 “항공기 투자는 보험사들의 관심이 뜨거운 시장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실제 이번 투자에 앞서 흥국생명과 신한생명, 현대해상은 흥국자산운용이 주관한 350억원 규모의 항공기 리스투자에 참여했고, 흥국생명은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항공과 올해 2월 에티하드항공 항공기 리스투자에 뛰어든 바 있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항공기 투자에 관심이 커진 것은 하락하는 운용자산이익률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이익률(4.3%)이 보험계약자들에게 이자로 나가는 보험부채적립이율(4.6%)보다 낮은 ‘금리차 역마진’ 상태로, 만약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세를 지속해 역마진 현상이 계속되면 보험사 재무구조가 악화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게 된다.
보험사 자산운용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최근 대체투자로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해 왔는데 시장 변동성이 커 손실을 종종 입기도 했다”며 “반면 항공기 리스투자는 투자 안정성과 높은 수익률을 모두 갖춰, 현재 보험사뿐만 아니라 증권사나 연기금 등이 눈여겨보고 있는 투자처”라고 말했다.
실제 항공기 리스투자 수익은 꽤 짭짤하다. 항공 컨설팅 회사인 어센드(Ascend)에 따르면 지난 1991~2013년 사이 항공기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6.2%에 달한다. 최근 항공기에 43억원을 지투자한 SBI저축은행도 연 8%의 이익을 거둔 바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아직 항공기 리스가 익숙한 투자대상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대체투자의 한 분야로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항공기 리스투자는 역사적으로 낮은 변동성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항공기 리스투자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 수익이 안정적”이라며 “리스계약은 대체로 5~10년으로 장기며, 고정으로 한 번 정해지면 잘 바뀌지 않는 특성이 있어 항공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