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리인상 두고 연준 및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번 주 미국 국채시장은 16~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7년 넘게 이어왔던 저금리 시대를 끝낼 것인지에 대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면 국채 단기물 수익률도 따라 오르겠지만, 장기물은 저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미국 채권시장은 FOMC의 금리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나오든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이 보다 안정적일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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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수익률곡선 <출처=배런스온라인> |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주보다 0.4bp 하락한 0.709%로 떨어졌다. 이로써 3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전주의 217.4bp에서 7.2bp 확대된 224.6bp로 커졌다.
하지만 2년물 금리는 지난 9월9일에 0.76%까지 오르면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 10년물 금리도 2.25%까지 올랐다가 후퇴한 모습이지만 연말 전망치 2.48%에 못미치는 수준이며, 30년물 금리도 현재 2.95%로 연말 전망치 3.16%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브루노 브라이지나 금리전략 담당이사는 "단기물이 언더퍼폼할 것"이라며 "위험 이벤트가 예정되었다는 점에서 이렇게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노바스코치아뱅크의 기 하젤먼 전략가 역시 "장기물 쪽을 내려가면 매수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단기물은 연준을 따라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또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스프레드 축소 쪽에 베팅할 것을 권고했다. 수익률곡선 플래트닝(기울기 평탄화) 베팅은 장기물을 매수하고 단기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TD시큐리티즈의 프리야 미스라 글로벌금리전략가는 이번 주 FOMC가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연내에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하는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베팅이 유효할 것이라고 주장햇다
한편, 금리선물시장에서는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크게 낮게 반영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연방기금금리(Federa Fund Rate) 선물시장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23%로 반영했다. 이는 한 달 전의 45%에서 절반으로 떨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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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E 페드와치, 9월11일 현재 9월 FOMC 예상 <출처=CME그룹> |
9월 금리인상 전망이 위축된 데는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애매모호한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인상 문제를 놓고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 내 매파 인사로 꼽히는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달 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래커 총재는 이달 초 연설에서 "현재 경제상황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저금리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우리가 만들어낸 상당한 수준의 개선에 통화 정책을 맞출 때가 왔다"고 말했다. 금리를 인상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어 "지금은 6월과 상황이 다르다"며 "(금리인상을) 더 기다려보자는 당초 입장과 지금 입장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FOMC 의결권을 갖고 있다.
반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좋아졌다는 사실에는 동의하면서도 몇몇 주요 악재에 주목하며 금리인상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미국 경제는 좋아지고 있지만 (금리 인상을 가로막을) 꽤 중요한 역풍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역풍으로는 저물가, 달러 강세, 중국 경기 둔화, 최근의 금융 시장 동요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약 반반으로 나뉘었다. WSJ이 지난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금리인상을 예상한 의견은 응답자의 46%에 이르렀다. WSJ이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64명의 경제 전문가가 참여했다.
석학들의 훈수도 엇갈린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금은 사람들의 지갑을 조이고 경기 하강 압력을 줄 시점이 아니다"라며 인상을 반대했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학교 교수도 "인플레이션과 고용, 금융시장 안정성 등 경제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 연기를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발표될 주요 미국 경제지표에는 15일에 8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9월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있다. 뒤이어 16일에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8월 실질소득, 17일에는 8월 주택착공허가건수와 9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가 있다.
오는 18일 미 재무부는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130억달러 규모를 입찰에 부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