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금융여건지수 5년래 최고치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최근 과격한 매도 움직임이 금융시장에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례 걸쳐 25bp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과 흡사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가 급락과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가 회사채 프리미엄을 높이는 등 금융시장 전반을 긴축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달러화 강세 역시 금융시장 여건을 압박,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골드만 삭스가 집계하는 금융여건지수는 최근 100.7까지 상승해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주가와 회사채 스프레드, 금리, 환율 등 다양한 금융 지표를 반영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 여건이 경직됐다는 의미다.
지수는 지난 2009년 미국 금융위기가 극에 달했을 때 104.52까지 오른 바 있다. 역사적 평균치는 99.91로, 현 수준은 평균치를 훌쩍 넘은 셈이다.
오는 16~17일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금리인상 여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골드만 삭스의 스벤 자리 스텐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정책자들의 손을 더럽힐 수 있는 일을 이미 금융시장이 선제적으로 해 버린 셈”이라며 “이에 따라 연준은 12월까지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와 지수와 흡사한 연방준비은행의 금융시장여건지수 역시 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주식부터 회사채까지 시장 여건이 한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적어도 내주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설득력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또 골드만 삭스의 금융여건지수는 뉴욕 연준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가 수년간 인용하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것으로 통한다.
최근 1년 사이 더들리 총재는 금융시장 여건의 중요성을 다양한 연설을 통해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5일 미네아폴리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앞으로 적정한 통화정책의 행보는 연준의 결정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과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금융시장 여건이 급격하게 조여들 때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시장 여건이 원활할 때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최근 금융시장은 연준이 정책 결정을 내리기 앞서 결과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데 더욱 직접적인 난관을 맞았다고 골드만 삭스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