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Go '신서유기'가 1000만뷰를 돌파했다. <사진=CJ E&M> |
방송 전 ‘신서유기’는 '1박2일' 원년 멤버인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과 나영석PD의 재회라는 것만으로 기대를 모았다.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이수근이 TV가 안되니 인터넷에 나오냐는 잡음이 잇따랐지만 웹이기 때문에 보고싶은 사람은 찾아서 본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그러면서도 자타공인 '예능 선수'들이 웹예능에서도 통할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공개와 함께 ‘신서유기’는 뜨거운 관심을 얻으며 웹예능의 시장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
확실히 웹예능은 TV 예능프로그램과 달랐다. 눈에 띄는 건 10분 안팎의 방송 시간이었다. 앞서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PD는 “10분이 넘어서면 시청자들이 지루해한다”며 “10분 정도가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간단하게 볼 수 있는 방송 분량”이라고 밝혔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에 10분 안팎의 영상 5개가 공개되고 시청자는 자신이 원하는 방송분을 골라서 보면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를 비롯해 스마트폰으로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에 웹예능의 접근성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즉, 웹예능은 콘텐츠 소비자의 성향과 맞는 새로운 플랫폼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신서유기’는 TV 방송과 달리 광고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웠다. 보통 상표를 가리고 나오는 TV 예능과 달리 ‘신서유기’는 담배, 치킨, 옷 브랜드를 거리낌 없이 까발렸다. 아예 게임 자체가 “치킨 브랜드를 대시오”였다. 이 같은 낯선 광경은 보는 시청자도 얼떨떨했지만 이를 말하는 출연진들 또한 “우리 이래도 되냐”며 당황했다. TV예능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점이라 일부에서는 신선하게 다가왔다는 반응도 보였다.
`신서유기`에서 거침없는 예능감을 펼친 이승기 <사진=tvN go `신서유기` 방송캡처> |
‘신서유기’ 공개 이후 네티즌들은 “별 것 아닌 걸로 웃기다” “이승기는 브레인만 있는게 아니라 센스도 겸비” “분량을 만들어야겠다는 부담이 없어서 더 재미있어 보인다” “TV로 좀 해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다수의 네티즌들이 첫 선을 보인 웹예능에 거부감이 없어보였다.
‘신서유기’를 접한 한 지상파 예능PD는 “웹예능이란 시도 자체가 신선하다. 좋은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웹예능에서는 TV에서 못하는 내용도 담을 수 있고 방송과 결합해서 TV 방송분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TV와 다름 없는 콘텐츠의 형식. 그는 “‘신서유기’ 속 자막이나 카메라 구도, 형식 등이 여전히 TV와 같았다. TV보다는 조금 더 파격적이고 발랄할 콘텐츠가 아닌 것이 아쉽다”며 “웹예능은 수위나 내용에서 떠나 TV와 다른 콘텐츠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가야할 점은 새로운 플랫폼 시도를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에서 먼저 한 것이다. ‘신서유기’는 케이블채널 tvN의 모바일 브랜드 tvN go의 콘텐츠다. 이미 tvN은 2049를 위한 채널로 자리잡았고 3059를 겨냥한 OtvN, 모바일 채널 tvN go를 론칭했다. 다행히 tvN go에서 선을 보인 ‘신서유기’가 안착했고 웹예능의 전망이 긍정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지상파 예능 PD는 “앞으로 소비자는 TV가 아니라 웹에서 콘텐츠를 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지상파가 웹예능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서유기' 하나만 보고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웹은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웹드라마에 이어 웹예능까지 빠른 속도로 대중과 밀접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TV와는 다른 법칙이 생겨나고 있다. 대중으로부터 '문제아'로 낙인돼 TV 출연이 제한됐던 이수근이 웹예능에서는 별 무리 없이 출연하고, 눈길을 끌고 있다. 동시에 '신서유기'의 목표 조회수가 2000만이 어려운 일도 아닌게 됐다. 아직은 신흥 시장인 웹예능에서 제약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보인 '신서유기'가 ‘최초’ 웹예능이자 최고의 성공작으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