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의 가치 희생시키는 관행 지속"
[뉴스핌=박민선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증권가의 해석이 분분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신규 조달한 자금으로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내부 결정을 공식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초대형 증권사로의 탄생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패시에 대한 자금 활용처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주가 측면에서 보더라도 당장 불확실성이 발생한 만큼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이 2조5000억원이므로 예상 매각가격이 2조~3조원 정도로 회자되는 대우증권 인수에 추가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의지가 소액주주들과 얼마나 합치되는지는 심각하게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우증권 인수 의지의 진정성은 의문이지만, 설사 실패하더라도 미래에셋그룹과 미래에셋증권에는 나쁠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미래에셋은 2006년 IPO 과정에서 있었던 계열사간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거래(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캐피탈에 매각), 2014년의 미래에셋생명 지분거래(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에 매각) 등에서 독단적인 조치들을 이어왔다"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소액주주 가치를 희생시키는 지배구조 및 경영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상증자로 조달한 대금의 추후 활용도 등이 미지수라는 점에 대해서 우려를 보였다. 그는 "앞으로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KB금융지주 등과 경쟁 구도를 이루며 과도한 인수가를 제시할 수 있고 인수 실패시 유휴자본의 활용처 발굴 등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연구원은 "향후 미래에셋증권 주가의 회복을 위해서는 연말 이후 M&A 관련 불확실성 해소 및 글로벌 PI 투자에 대한 실현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불확실성 확대에 주목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산정을 당분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서보익 연구원은 "최대 관전 포인트는 1조2000억원의 조달 자금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특히 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할 경우,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가치 희석화를 만회할 결정적인 대안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도 "인수 실패시 종합금융투자회사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측면이 있지만 현재 종합금융투자회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 및 사업 영역이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조달된 자금이 계열사 지분 취득 등에 사용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PI 투자 확대 등을 통해 ROE 훼손을 최소화 시켜야 할 것이며 조달된 자금 집행에 대한 구체적 기준 등이 향후 제시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