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운용 계획 보류, 자금 썰물 곤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1년 사이 중국에 몰려들었던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 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 증시가 지난 6월 이후 폭락한 데다 정책 신뢰마저 흔들리면서 자산운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자에 대한 한도를 3000억위안(471억3000만달러) 제공, 전례 없는 투자 기회를 열었지만 해외 기관들의 실제 투자 규모는 쿼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폭락에 침통한 중국 브로커들[출처=블룸버그통신] |
헤지펀드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업체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새롭게 출범한 아시아 관련 헤지펀드가 약 120개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 증시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폭락한 데다 정부의 연이은 부양책도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펌 사이들리 오스틴의 에피 바실로풀로스 투자 펀드 책임자는 “올해 상반기 중국 A주에 투자하기 위한 금융 상품이 봇물을 이뤘다”며 “하지만 투자 열기는 최근 주가 폭락 과정에 싸늘하게 식었다”고 말했다.
중국 주가 약세 흐름이 진정되지 않는 한편 현지 투자자들조차 해외 투자에 뛰어들고 있어 투자은행들이 펀드 운용 계획을 전면 보류한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특성 때문에 중국 금융시장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과거에도 쉽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훨씬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단순한 주식 거래뿐 아니라 기업공개(IPO)까지 마비 증세를 보이고 있고, 파장이 홍콩까지 번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관련 펀드에서 투자 자금이 썰물을 이루는 상황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당분간 신규 투자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수익률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평균 11%에 달했던 헤지펀드 업계 수익률이 최근 3%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