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방콕 도심에서 잇따라 터진 폭탄테러에 태국 관광사업은 물론 현지통화인 바트화가 직격타를 맞은 가운데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바트화 약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달러대비 바트 환율 1년 추이 (바트화 가치와 반대) <출처 = 블룸버그> |
RBC캐피탈마켓츠 추산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는 각각 제조업 기반의 19%와 20%를 태국에 두고 있다. 그만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은 태국 이벤트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일례로 지난 2011년 말 태국에서 홍수가 발생했을 때 이후 2년 동안 HDD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바트화 약세 효과가 더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RBC는 지난 6월 말 이후 달러 대비 바트화 가치가 4.5% 하락하면서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는 내년 6월로 끝나는 회계연도 중 이미 주당순익이 3.3%와 2.5%씩 오르는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여파와 태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 또 이로 인한 태국 중앙은행의 추가 완화 가능성 등은 바트화를 더 끌어내릴 수 있어 이들 업체들의 실적 개선 효과는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태국의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주 갑작스런 중국 당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조치로 태국산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 낮아진 상태다. 태국 관계자들은 이미 올해 태국 성장률 전망치를 세 차례나 하향 조정해 가장 최근에는 2.7~3.2% 수준으로 제시했다.
한편, 바트화 약세만으로 이들 업체들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하기엔 근거가 빈약할 수도 있지만 바트화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웨스턴 디지털과 시게이트의 주가는 반등 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PC수요 부진으로 수 년 동안 양사 수익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및 수익마진이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덕분에 장기 수요도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웨스턴 디지털과 시게이트가 이번 회계연도 중에 주당 수익이 바닥을 찍은 뒤 내년에는 두 자릿수의 퍼센트 반등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애널리스트의 내년 목표주가에 따르면 시게이트가 10%, 웨스턴 디지털이 20%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