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41달러 아래로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배럴당 41달러 아래로 하락, 6년래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30달러 선 진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3년만에 처음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장중 배럴당 40.46달러까지 떨어진 뒤 4.3% 내린 40.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41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원유 저장 시설[출처=블룸버그통신] |
씨티그룹의 크리스 메인 원유 전략가는 “국제 유가의 현수준을 감안할 때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진 가능성이 90%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원유 공급과 재고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유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가 260만배럴 증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1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유가 급락은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강타했다. 자산 규모 8700억달러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분기 약 1%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전세계 주식의 1.3%를 보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분기 88억달러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하락에 에너지 섹터 종목이 가파르게 떨어진 데 따라 3년만에 손실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또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노르웨이 정부의 자금 수혈이 크게 줄어든 것도 2분기 수익률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 향방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흐리다. 비관적인 의견을 내놓는 투자자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원유 수급 자체의 불균형이 구조적인 악재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유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HIS의 다니엘 여진 부회장은 “중국발 상품 가격 하락과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등 굵직한 악재가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츠 상품 애널리스트는 “중국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계절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앞으로 수개월 사이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설팅 업체인 리포우 오일 어소시어츠는 유가 하락이 내년 3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6개월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32달러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