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계획 수정 검토..금리 상승 불가피할 듯
[뉴스핌=정연주 기자] A급이었던 대한항공 회사채 신용등급이 B급으로 떨어졌다. 어느정도 예견된 등급 하향이었음에도 예상보다 빠른 조정에 관계자들 사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당장 8월말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17일)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는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대한항공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떨어뜨렸다.
이는 메르스 여파와 단계적인 규제완화 등으로 수송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획까지 겹치며 사업안정성과 재무적 부담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제선여객 부문의 점유율은 2010년 38.5%에서 2014년 29.2%까지 감소했고, 국제선 화물부문도 같은기간 49.0%에서 42.9%로 축소됐다.
2분기 실적 또한 어닝쇼크를 보였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2조7859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줄었다. 영업손실 규모도 26억원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상반기 부채비율이 846.7%에 육박하는 가운데 미국 호텔 재건축과 차세대 항공기 100대 추가 도입 계획까지 밝힌 상황이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은 이달 말 2000억원 규모의 3년물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주관사 선정부터 애를 먹었던 대한항공 입장에선 또 한차례 고비를 맞게된 셈이다.
그렇지않아도 미매각 우려가 컸던 만큼 주관 증권사들의 물량 소화 우려도 높다. 통상 미매각 물량을 리테일 시장에서 소화했던터라 B등급에 대한 리테일고객의 거부감이 확대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해당 주관사는 KDB대우, 동부, 유안타와 IBK증권이다.
주관사로 선정된 A증권사 관계자는 "뭐라 말도 할 수 없고 답답하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적'이란 등급 평가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만큼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다소 이른 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상은 했지만 깜짝 놀랐다"며 "연초 세미나에서 유가하락에 따른 항공업계 수혜에 대해 신평사중 NICE신평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듯 했는데, 등급 조정이 가장 빨랐다"라고 말했다.
이에 당장 회사채 발행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증권신고서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상태라 일정 등 조율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당장 오늘(18일) 예정됐던 수요예측일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내주 수요예측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금리 조정 여부는 결정된 바 없으며,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발행금리도 다소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일례로 지난 4월 17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락했던 하이트진로의 경우 당시 3년만기 개별민평금리(2.157%)가 등급 하락을 반영하지 않아 A등급의 민평금리를 반영해 발행금리를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대한항공 회사채 개별민평금리(17일기준, 3년물)는 4.746%며, BBB+등급 민평금리는 5.509%다.
앞선 IB업계 관계자는 "발행금리가 크게 오를 수 밖에 없어 일부 하이일드 수요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투자 심리는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