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이 금융불안 우려를 야기하기 보다는 수출 개선에 효과적일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다만 수출경쟁력 우려가 해소될 정도로 원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원화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외국인 자금의 대거 이탈에 따른 금융불안 우려는 크지 않은 대신 그 동안 엔저와 유로화 약세 등으로 인해 악화된 환율여건의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외국인의 투자자금 이탈로 크게 상승했다. 6월말부터 한 달간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4.6%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말 대비 원화가치 하락폭은 6.7%다. 주요 통화 중에서도 가장 큰 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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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리스 우려,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증시 불안 등으로 원화 약세에 대비한 환헤지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6월중 3890억원, 7월에는 2조원 이상으로 순매도 규모를 늘렸다. 채권시장에서는 5월까지 5조4000억원 순투자를 기록했지만 6월 -5610억원을 기록했고, 7월에도 순투자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출입은 달러/원 환율과 역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위기 이후 역의 상관관계가 더욱 높아져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일련의 상황에도 국내금융시장의 불안감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주가는 크게 하락한 편이나 시중금리는 큰 변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나 외평채에 대한 가산금리는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5년물 국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의 경우 7월 들어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50~60bp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여전히 연초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외평채 가산금리 역시 7월중 소폭 올랐으나 상승 폭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보고서는 환율 상승이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환율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유지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세계교역이 부진하고 오랜 기간 원고(高) 현상이 지속된만큼 최근의 급등세가 수출 부진을 해결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도 환율 상승의 걸림돌이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경제의 향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처럼 원화가 주요 통화대비 더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여건 개선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며 "특히 올해 GDP대비 7%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IMF나 미국으로부터 우리나라가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외환시장 내에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미세조정 차원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이제 어렵다"며 "외환수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외투자 확대 방안이나 통화정책의 변화 등이 원화절상 억제를 위해 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