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신뢰지수 12년래 최대폭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주요국의 소비자 신뢰가 급랭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이어 지구촌 경제의 전망을 흐리게 하는 또 한 가지 악재라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각)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7월 미국 소비자신뢰 지수는 90.9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10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출처=블룸버그통신] |
사정은 글로벌 주요국도 마찬가지다. 닐슨이 이날 내놓은 2분기 글로벌 소비자신뢰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개 국가의 20억 인구를 대표하는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전히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남아메리카 지역의 침체 우려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국가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역시 경기 향방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비관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경기 둔화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 중국의 경우 소비자신뢰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국제 유가 폭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에 일격을 맞은 러시아 역시 소비자신뢰는 예상과 달리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소비자신뢰 저하는 또 한 차례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증시 폭락과 미국 증시의 동반 약세, 2분기 기업 실적 부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소비 심리를 해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캐스트의 데이비드 슬로안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하락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턴어라운드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하락이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보드의 린 프랑코 이사는 “고용시장에 대한 전망이 한풀 꺾이고 있다”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맞물리면서 소비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미국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임금 상승이 강하게 반등하지 않을 경우 소비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닐슨의 루이스 킬리 수석 부사장은 “글로벌 경제의 전체 생산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 소비에 대한 기대와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