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 아메리칸 5만3천명 감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원자재 가격이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면서 관련 업계에 감원 한파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및 수요 위축에서 촉발된 상품 가격 하락이 관련 종목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부터 신용시장에 이어 경제 펀더멘털까지 충격을 가하는 양상이다.
중국 칭다오항으로 수입된 철광석[출처=신화/뉴시스] |
이날 앵글로 아메리칸은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5만3000명에 달하는 감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번 감원 계획은 기존 인력 15만1000명 가운데 35%에 달하는 것이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5억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앵글로 아메리칸은 말했다.
남아공의 광산 업체인 론민 역시 앞으로 2년간 6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BHP 빌리턴의 구리와 금광 부문을 중심으로 수백명의 감원을 단행한 데 이어 인력 감축이 전세계 주요 업체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세계 4위 철광석 수출 업체인 포테스큐 메탈스 그룹 역시 지난 2년간 단행한 것과 같은 규모의 감원을 앞으로 1년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호주에서만 수만 명의 광산업계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부 지역의 금강부터 철광석 주요 산지로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감원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리가 최근 6년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금값 역시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중국 경기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관련 업체들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있다.
앞서 석유 업체들이 국제 유가 폭락에 대규모 감원과 중장기 프로젝트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원자재 업계가 연이어 홍역을 치르는 셈이다.
글렌코어의 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업계 전문가는 최근 상품 가격 하락의 주요인이 공급 과잉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른바 수퍼사이클이 꺾이기 이전 대폭 늘린 공급이 본격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프리스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애널리스트는 “광산 업계가 2차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 반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