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이너스 4% 성장, 내년까지 침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가 디폴트와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를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실물경제 침체라는 어려운 과제를 만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그리스 경제가 마이너스 4%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 펀더멘털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3차 구제금융이 집행되더라도 부채위기가 진화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이르면 6개월 이내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일부 투자가들의 관측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출처=블룸버그통신] |
관광 성수기에 자본규제를 실시한 데 따른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며, 구제금융 협상이 연이어 불발되는 과정에 이미 제조업부터 서비스업까지 비즈니스가 위축되면서 이미 실물경기가 침체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는 진단이다.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는 올해 그리스 경제의 침체 폭이 4%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2017년까지 성장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자본 규제를 가까운 시일 안에 해제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12개월 사이 그리스 경제가 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C는 그리스 경제가 내년에도 1.7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차 구제금융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고강도 긴축 역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민간 수요와 고용을 억누르면서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는 경고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닉슨 이코노미스트는 “고강도 긴축과 자본 규제에 따른 파장이 맞물리면서 그리스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실업률은 이미 25%에 달했고, 청년 실업률은 50%에 이른다. 고강도 긴축이 본격 추진될 때 실업률은 상당폭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2010년 1차 구제금융을 받기 전 실업률이 15%였으나 연말 21% 치솟은 바 있다.
3차 구제금융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그리스의 채무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채권국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채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의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72%에 이른다.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때 비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