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500 대기업들의 25%가 실적 발표...상품시장 흐름은 곁눈질해야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예상을 깨고 호조를 보인 기업 실적에 뉴욕증시는 지난 주 오래간만에 큰 폭 상승했다.
그리스와 중국 시장의 불안을 뒤로 하고 시장의 포커스는 미국의 2분기 기업 어닝으로 전환됐고, 예상을 뛰어넘은 블루칩 기업들의 순익 개선은 새로운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1.8%, S&P500지수는 2.4%, 나스닥지수는 4.3%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해 10월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을 기록했고, 이틀 연속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 속도가 빨라지고 중국 증시가 안정을 찾은 등 시장을 둘러싼 대외 불안요소들이 하나둘씩 걷힌 탓도 있지만 구글과 넷플릭스를 위시해 이베이,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등 기술 업종 우량주들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강세장의 물줄기를 터놓았다.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7일에는 구글이 6개 분기 만에 월가 전망치를 상회한 순익을 공개한 뒤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651억달러 대폭 증가, 애플이 갖고 있던 역대 최대 일일 랠리 기록(464억달러·2012년)을 갈아치웠다. 또 구글의 견고한 광고 매출 성장에 페이스북 등 이번 주 실적 공개를 앞둔 기술 기업들의 주가까지 고공행진을 펼쳤다.
예상을 웃돈 가입자 증가에 넷플릭스의 주가는 지난 주에만 18% 폭등했다.
2분기 어닝 발표가 봇물을 이루는 이번 주에도 뉴욕증시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S&P500 대기업들 중 약 1/4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특히 IBM(20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이상 21일) 등 기술 대기업들이 제출할 분기 성적표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은 하나같이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S&P500 기술업종의 2분기 순익이 2.7% 개선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외 야후(21일)와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이상 22일) 등 기술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되고 있는 한편 모건스탠리(20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22일), 비자(23일) 등 금융 업종의 순익 개선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주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강력한 순익 성장이 증시를 뒷받침했지만 골드만삭스가 4년래 가장 적은 분기 순익을 공개하는 등 금융업종의 어닝은 일관성이 없었다. 그러나 S&P500 금융업종지수의 2분기 순익은 주요 업종들 중 최대 증가폭(19.1%)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또 보잉과 코카콜라(이상 22일), 제너럴모터스(GM)와 스타벅스(이상 23일) 등 대기업들이 실적을 보고한다.
이번 주에는 예정된 거시지표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주목할 만한 지표들은 6월 기존주택 판매(22일), 신규주택 판매·미국과 유로존의 마르키트 7월 제조업 PMI(잠정치) 정도다.
전문가들은 거시지표의 부재로 달러와 상품시장에 시장의 이목이 대신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주 자넷 옐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두 차례 재천명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거시지표 내용에 달러지수는 주요 통화바스켓 대비 거의 2%의 주간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이란과 서방 6개국의 핵협상 타결 이후 원유 공급과잉 우려가 더욱 급증하며 유가는 지난 주 4% 넘게 빠졌다. 분석가들은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의 경우 심리적으로 중요한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지면 연중 최저 수준인 배럴당 42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상 전망에 보인 달러 강세 여파로 지난 주 금 가격이 2% 이상, 은 가격이 4% 이상 후퇴했고 옥수수와 소맥(밀) 등 주요 곡물 선물가도 3% 넘게 밀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 달러 강세와 유가 등 상품 가격 하락세는 분명 불안 요인이지만 어닝 시즌이 지펴놓은 불이 타오르며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이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상품시장의 약세가 장기간 지속되며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압박받기 보다는 펀더멘탈 약화에 따른 결과로 받아들여질 경우 증시에 미치는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