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완만하게 상승해도 정책, 투자심리 혼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와 중국 리스크가 진정된 가운데 월가를 긴장시키는 불확실성이 새롭게 등장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이 경미한 상승만 보여도 금융시장을 크게 강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간 스탠리는 17일(현지시각)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이미 반전을 이루기 시작했고, 조만간 상승 가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바닥권의 인플레이션에 익숙해진 만큼 물가가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접어들 때 그만큼 충격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DRPM 그룹의 피파 맘그렘 대표는 “0.5%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3~4%가 아니라 대다수의 선진국 중앙은행 목표치인 2.0%까지 근접해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앙은행의 정책자들에게도 커다란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재닛 옐런 의장과 영국 영란은행(BOE) 마크 카니 총재가 최근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완만하고 점진적인 긴축을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자들이 보수적이고 제한적인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는 것은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근거로 한 것이지만 실상 이 같은 예측이 빗나가면서 정책 기조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금융시장의 내성이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의 마크 스코필드 전략가는 “미국과 일본, 영국 그리고 유로존까지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 수준까지 오르는 데는 2017년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물가 상승이 목표치에 도달하기 전에 시장 충격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만한 인플레이션 상승도 투자 심리를 급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 스탠리의 마노지 프라단 이코노미스트는 “지금부터 인플레이션 ‘상승 서프라이즈’로 치우칠 여지가 높다”며 “이는 먼저 선진국 중앙은행의 매끄러운 긴축을 방해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