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국 비용 부담 1000억유로 더 높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을 포함한 일부 유로존 채권국은 그리스의 채무 조정에 반기를 들고 있다. 최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바람직하다고 언급, 이른바 ‘헤어컷(채무 원리금 축소)’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하지만 실상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때 채권국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채무 조정보다 1000억유로(1100억달러)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출처=블룸버그통신] |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는 이를 감안할 때 그렉시트가 채무 조정보다 채무국에 1000억유로 높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RBS의 알베르토 갈로 매크로 신용 리서치 헤드는 “채권국 정책자들이 그리스 부채 위기 문제를 합리적인 경제 원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총 부채 3130억달러는 대부분 유럽 주요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3차 구제금융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앞서 채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구제금융 추가 지원과 별도로 채권국이 예상하는 수준을 크게 웃도는 ‘헤어컷’이 단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RBS는 유로존 채무국이 대규모 채무 조정을 실시해 그리스를 공동통화존에 잔류시킬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1300억유로로 추정했다. 이는 소위 헤어컷과 채무 이행 조건 완화를 포함한 수치다.
반면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한편 새롭게 부활시킨 옛 통화 드라크마가 유로화에 대해 40% 평가절하된다고 가정할 때 채권국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최소한 2270억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RBS는 판단했다.
이와 함께 다른 부채 위기 국가에 선례를 남기는 데 따른 비용을 포함해 간접적인 비용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라이즈 브로커스의 지안루카 지글리오 채권 전략가 역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고 드라크마를 재도입할 경우 채권국들은 부채의 대부분을 탕감해야 할 것”이라며 “드라크마가 50% 평가절하될 경우 가뜩이나 영속 불가능한 부채가 두 배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