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백선생' 포스터 <사진=CJ E&M> |
‘백선생’ 백종원(50)이 친근함과 쉬운 요리법으로 쿡방계에 획을 긋고 있다. 그가 출연하는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순위경쟁 부동의 1위다. 또 tvN ‘집밥 백선생’은 4주 연속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7일 방송한 ‘집밥 백선생’ 8회의 시청률은 최고 8.7%(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찍었다.
8일 경기도 파주 ‘집밥 백선생’ 세트장에서 백종원은 TV에서 보던 것과 다름 없는 푸근한 인상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안녕하세요.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공동 인터뷰가 시작됐다. 드라마와 달리 예능 프로그램 세트장에서 기자간담회가 이뤄진 것은 드문 일이다. 게다가 서울이 아닌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현장에 기자들이 몰린 것도 놀랍다. 그만큼 백종원의 인기가 높다는 의미. 최근 자신에게 쏠린 관심에 백종원은 기쁜 마음과 더불어 염려도 드러냈다.
`집밥 백선생`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중인 백종원 <사진=CJ E&M> |
그는 ‘집밥 백선생’에 대해 요리에 서툰 시청자, 자취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자신의 집에는 산해진미가 다 있으면서 여기 나와서는 싼 재료로 음식하는 거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백종원은 “요리 초보자들을 위한 거다. 비유를 하자면 누구나 탈 수 있는 세발자전거를 파는 거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안정된 세발자전거를 타는 게 먼저지 않냐”면서 “제 프로그램을 보고 요리를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질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셰프들이 사이클 선수라면 요리 초보자는 세발자전거를 타는 단계로 볼 수 있죠. 물론 저는 사이클 선수가 아닙니다. 그냥 자전거를 파는 사람이죠. 그렇지만 전직 사이클 선수일 수는 있겠네요. 여하튼 저는 요리의 시작 단계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처음엔 겁도 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쉽고 누구나 따라 할 정도를 알려주면 안전하니까요. 그러면서 요리의 재미도 느낄 수 있고요. 요즘 인터넷 댓글을 보면 ‘저희 남편이 갑자기 요리를 시작했다’ ‘남편이 알아서 장을 보더라’는 글이 눈에 띄는데 그때마다 뿌듯하죠.”
8일 경기도 파주 `집밥 백선생` 세트장에서 진행된 공동인터뷰 현장에 백종원이 참석해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사진=CJ E&M> |
“‘마리텔’ 같은 경우는 실시간으로 방송하다보니 편집 없이 그대로 다 나가더라고요. 녹화 방송이었다면 ‘이런 부분을 좀 빼달라’고 했을 텐데요. 말투도 그렇고 제가 요리하다 실수하는 부분까지 시청자께서 좋아하시니 저도 부담없이 방송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만약에 ‘한식대첩’만 하는 상태에서 ‘계속해서 방송할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힘들다고 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숨기는 것도 없고 자연스럽게 방송에서 다 보여드리고 있어요. 솔직함에 자신 있거든요”
백종원에게 이 같은 여유가 생긴 이유는 1990년대 말 IMF 시절 사업의 실패로 얻은 교훈 때문이다. IMF가 오고 사업이 망하자 믿었던 직원들이 ‘밀린 돈을 달라’고 소송했고 태도도 달라졌다. 내 사람이라 여겼던 이들에게 상처를 받았던 거다. 그래서 사람이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고 느꼈고 스스로도 달라졌다.
`집밥 백선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백종원 <사진=CJ E&M> |
인터뷰 말미에 백종원은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조리학교를 세우는 게 목표라는 백종원은 조리학교를 만들어 해외에 한식을 알리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지금은 제가 맡고 있는 예덕학원 이사장 직은 할아버지, 아버님께서도 역임하셨어요. 집안 사업인 셈이죠. 예산고등학교는 서해안의 명문고고 내후년에 50주년을 맞습니다. 예화여고는 상업고로 시작해 지금은 인문계로 전환돼 일반과 상고가 반반이죠. 학교 살림살이는 제가 이사장이라고 해도 함부로 못합니다. 교사 임용권과 징계권만 있죠. 교육사업도 하지만 저는 조리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중국에서도 한국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게다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더 좋아질 거고요. 그런데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죠. 조리학교를 세워서 연수 프로그램도 만들고 현장에서 실무를 할 수 있도록 여러 대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뉴스핌 Newspim]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