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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입주해 있는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현대제철> |
[뉴스핌=황세준 기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완전합병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강관사업 흡수 방안 등 미결과제가 산적해 있어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울산 강관공장을 직영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합병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울산 강관공장은 압연기를 비롯한 주요 설비를 독립된 외주업체들이 소유하고 현대하이스코가 관리만 하는 ‘소사장제‘로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은 합병 이후 사업재편 효율성 측면에서 직영 전환을 검토해 왔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7월1일자로 한 몸이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을 흡수합병 한데 이어 이어 1년 6개월여 만에 남은 사업인 강관(울산), 차량경량화(울산, 예산, 당진, 순천), 해외스틸서비스센터(미국 등) 일체를 완전 합병한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의 완전 합병으로 향후 3년간 1000억~1500억원의 추가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재-제품 개발 일원화를 통한 강관 및 경량화 제품 경쟁력 강화, 경영지원인프라 통합관리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한다.
특히 현대제철은 울산 강관공장 설비합리화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자사 열연강판 공급량을 늘린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울산공장은 지난해 평균가동률이 102.87%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열연 사용 비중은 50% 수준이다.
관련업계는 울산 강관공장 직영 전환에 걸림돌로 자금 부담을 우선 꼽는다. 직영 전환을 위해서는 현대제철이 설비를 모두 인수하고 생산의 연속성을 위해 외주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울산공장 설비 가치는 약 1000억원으로 현대제철의 분기 영업이익 대비 4분의1 수준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3100억원 규모의 동부특수강 인수, 1200억원 규모의 SPP율촌에너지 인수, 8442억원(올해 4968억원) 규모의 당진 특수강공장 증설 등을 잇따라 진행한 데다 2017년 말까지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부담이 있다.
직영 전환 후 노조 설립 가능성도 현대제철로서는 부담이다. 현대제철은 부분합병 1년차인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소속이었던 순천공장 정규직 및 비정규직 노조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울산 강관공장 직영 전환을 통해 강관과 타 사업부문 간 시너지 확대를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 검토 초기 단계로서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완전합병 이후 냉연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고려해 인천공장 신규 투자 품목을 산세강판으로 정했으나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017년 완공한다는 투자 규모만을 잡았을 뿐 착공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SPP율촌에너지를 '단강사업부'로 흡수하고 기존에 인천공장에서 운영해 온 단조사업 관련설비인 40t 전기로는 폐쇄하는 방안도 미결상태다.
현대제철은 기존에 인천공장에서 영위하고 있는 단조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기위해 사업부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SPP율촌에너지는 100t 전기로와 연간 60만t 규모의 단조용 잉곳(쇠덩어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 사측은 기존설비 폐쇄에 관해 노조측과 논의를 이어왔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설비 폐쇄가 인력 전환배치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설비 폐쇄문제를 두고 노사 갈등이 촉발되면 임금협상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제철 괸계자는 "SPP율촌공장은 그동안 가동이 중단돼 있었기 때문에 현재 설비 합리화 중으로 9월경에는 정상 가동할 것"이라면서도 "40t 전기로 폐쇄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는 현대제철이 우유철 부회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에 맞춰 완전합병 이후 기존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모두 효율화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들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당장 대규모 조직개편은 어렵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오늘 중으로 합병 관련 인사발령을 내는 가운데 큰 폭의 조직개편은 없이 현대하이스코 기존 조직을 대부분 그대로 흡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조직개편은 연말께 대대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흡수합병 시너지는 내년 이후 본격 발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