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적절성 논란, 구조조정 우려 관련 노사 질의응답 이어져
삼성테크윈은 29일 오전 9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한화테크윈으로 상호를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오후 1시 30분 현재 통과된 안건은 없다.
금속도조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로 이뤄진 주주들과 사측은 수차례 질의 응답을 가지면서 2차례 정회를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주총은 노조와 위로금 지급 등을 두고 갈등이 여전한 상태에서 열리게 돼 노사 간 충돌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주총 시작을 앞두고 삼성테크윈 노조원 650여명이 이날 주총장 입구 2곳을 틀어막고 사측의 진입을 봉쇄하다 오전 7시 경 100여 명이 업무방해죄로 연행되기도 했다.
주총장에서는 사측이 의장단과 주주 사이에 보안직원들로 '인의 장막' 친 채 안건을 상정하려다 노조측이 단상을 점거하며 의사봉을 빼앗는 등 격렬히 저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경찰이 투입돼 상황을 진정시켰고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은 오전 10시 19분에야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 10시 20분부터 주총이 시작됐다.
그러나 김 사장이 인사말도 생략한 채 "오늘은 매각을 왜했는지 주주들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안건을 빠르게 상정하려 시도했고 노조측은 충분한 토론 시간을 달라고 반발했다.
노조측은 특히 대주주가 한화로 변경된다고 해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사측이 포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매각금액이 8700억원에 불과한 점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측은 또 사명변경 주총 안건이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사업장 내부적으로 CI 교체작업이 시도됐고 우편물에도 '한화테크윈 사장 김철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아울러 한화로 회사가 매각 완료 된 이후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며 사측이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본 건 매각은 삼성그룹과 테크윈 간에 한번도 논의가 없었다"며 "삼성전자 등 관계사가 보유한 테크윈 주식 매각을 한화와 합의했고 적정한 검증을 한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한화로 바뀌지만 사내 공모를 통해 정한 사명인 테크윈은 유지함으로써 고객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브랜드에 대해서는 양 그룹간에 민수사업에서 삼성을 계속 사용하는 방안 등을 현재 토의 중"이라고 발혔다.
동시에 김 사장은 "민수부문은 삼성테크윈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일부 사업부 분할매각은 소문일 뿐이며 한화는 삼성테크윈 각 사업부문을 세계 1등으로 키우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이밖에 "구조조정도 5년간 하지 않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며 "7월이 되면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여러분들이 들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테크윈 노사 양측의 위로금 문제로도 갈등을 겪고 있다. 사측은 기존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위로금 수준을 상향 제시한 상태다. 이는 노조측 요구안인 1인당 2억4000만원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노조 측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의 6000만원 수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