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은행권 대출 2012년 2월 이후 최대 증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 속에서도 유로존의 금융시스템이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한풀 꺾인 데 이어 은행권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각) ECB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권의 가계 및 기업 대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0.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2월 이후 최대폭의 증가에 해당한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이는 ECB의 월600억유로 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가시적인 효과를 드러내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부채위기 이후 유로존 금융권이 상당 규모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진행했고, ECB의 유동성 공급과 맞물려 대출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은행권의 민간 신용 제공이 확대될 경우 유로존의 실물경기 회복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BNP 파리바의 콜린 버밍햄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권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앞으로 유로존 경제가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금융시스템의 회복은 나아가 경제 성장으로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들어 유로존 은행권은 약 740억유로(830억달러)의 장기저리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과 가계 여신을 늘릴 때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다.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기업과 가계 여신 대출 요건이 완화되고 있다”며 “ECB의 유동성 공급이 실물경기로 확산,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