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실용적인 수입 해치백 '붐'..판도 변화는 여전히 '회의적'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해치백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해치백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치백에 대한 수요가 없었지만 최근 수입차를 중심으로 해치백 출시가 붐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실용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2030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22일 수입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해치백 모델의 판매가 순항 중이다. BMW 118d의 경우 올해(1~5월) 누적 판매량이 1625대에 달한다. 이달 초에는 편의성을 개선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공략 수위를 높였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를 중심으로 해치백 모델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왼쪽 위부터 현대차 i30, 한국지엠 아베오, 아우디 A1, BMW 1시리즈.<사진제공=각사> |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8월 A 180 CDI를 선보였다. 출시 후 지금까지 889대 팔렸다. 아우디 코리아는 이달 중순 아우디 A1을 출시하면서 연말까지 500대 가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형 해치백의 대명사 폭스바겐 폴로는 지난 4월 신모델을 내놓은 후 5월까지 200여대가 팔리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에서 푸조 308을 출시했다. 푸조 308은 유로6를 충족하는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푸조는 푸조 308에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MCP(Mechanically Compact Piloted) 변속기를 과감히 제외했다.
수입 브랜드의 해치백 출시는 주 구매층으로 떠오른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2000cc 미만 소형차 시장에서 2030의 구매 비중은 44%를 차지하고 있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 코리아 대표는 "2030 세대의 고객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우디의 경우 20대 고객 비율은 5%로, 주요 고객층은 30대"라며 "이들을 위한 엔트리급 프리미엄 콤팩트 차량을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해치백 모델 출시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는 해치백 모델인 벨로스터, i30를 연달아 내놨다. 한국GM도 아베오를 출시하며 해치백 시장을 발을 담갔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해치백 모델이 아예 없다.
하지만, 판매량은 신통치 않다. i30의 경우 5월까지의 판매량이 1478대로 지난해(3420대)에 비해 반토막났다. 유럽시장에서 1만3084대 팔리며 현대차의 유럽 실적을 견인하는 것과 대비된다.
수입 소형 해치백과 직접적으로 경쟁을 펼치는 아베오 해치백의 경우도 566대 판매에 그쳤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해치백 시장이 형성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소형 해치백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수입차 오너라는 욕구를 자극시켜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국내차의 경우는 다르다"면서 "시장 자체가 커진다고 보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실용적인 해치백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며 시장 변화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