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 현대백 등 주요 기업, 이미 적용 중…인사제도 개편도 활발
[뉴스핌=강필성 한태희 기자] 정부가 지난 17일 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노동시장 개혁의 가장 큰 줄기는 바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치열한 노조 갈등이 예고됐다면 상대적으로 유통업계는 담담한 분위기 일색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정년연장을 조기 적용 중이다. 이에 맞춰 인사제도 개편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먼저 롯데그룹은 2013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왔다. 롯데건설이 2013년 정년을 연장했고 이어 지난해 롯데제과 정년을 연장했다. 롯데홈쇼핑, 롯데알미늄, 롯데상사 등의 계열사는 올해 들어 정년 연장을 단행했다. 롯데쇼핑은 현재까지 정년이 연장되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인사제도 개편도 돋보이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총 7단계였던 임원 직급체계를 5단계로 간소화하면서 이사와 이사대우 직급을 폐지하고 상무보로 단일화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조기 정년연장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전 계열사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등의 인사제도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의 직원 직급체계는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됐다. 특히 여기에 기존 연봉 리셋(reset) 방식에서 누적식으로 개편되며 연봉이 감소하지 않게끔 만들었다. 아울러 캐셔와 진열사원은 임금피크제 적용에서 제외됐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이미 정년연장과 부분적인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부의 시책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임금피크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역시 2011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과 홈플러스는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체와 달리 유통업체는 정년연장을 무리 없이 받아드리는 분위기”라며 “조직 안정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면이 있고 정년 근무 비율이 높은 생산직 근로자가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큰 부담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논란도 있다. 이마트의 경우 일부 노조가 신인사제도 도입 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반발 움직임도 제기되고 있다. 직급체계가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어들면 사실상 임금 인상 기회가 줄어드는 실질 인건비 절약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인사제도는 핵심은 수평적인 조직화로 임금경쟁력 강화 및 전 계층의 생애총소득이 크게 증대되도록 하는 토대 위에서 우수자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발탁승진이 가능하도록 제도”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을 대상으로 본격화되는 정년연장과 임금 피크제는 아직까지는 중소기업에게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의 정책이 30대그룹에 마줘져 있기도 하지만 당장 인력을 구하기조차 힘든 중소기업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과 임금 격차가 심하다보니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고 어렵게 채용해도 곧 그만둬서 항상 손이 부족하다”며 “중소기업한테 임금피크제는 딴나라 얘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