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정희수, 경기회복에 방점 vs 박승·이성태 추경 등 정부가 나설 차례
[뉴스핌=김남현 기자] 한국은행 창립 65돌을 맞아 기념식에 참석한 각계 주요인사들이 한결같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한은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만 한쪽에서는 최근 저성장·저물가로 일컬어지는 전환기를 맞아 경기부양에 방점을 찍는 듯한 주문을 한 반면, 또다른 한쪽에서는 그간 네 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한 만큼 이젠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가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12일 한은 1층 현관에서 열린 ‘한은 창립 65돌 기념행사’에서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중앙은행은 패러다임 변화를 직시하고 균형추 역할을 잘 해야 한다”며 “세계경제는 고성장 고물가 시대에서 저성장 저물가로 전환됐다. 경기침체가 남의나라 일이 아니다”고 당부했다.
이주열(맨 왼쪽)한국은행 총재와 주요 인사들이 12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 1층에서 열린 한은 창립 6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정연주 기자> |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한은에 독립성을 준 이유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잘 지켜달라는 의미였다”며 “환율전쟁 등에 국가적 역량을 발휘하고 대한민국이 지속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한은이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박승 전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암에 걸린 상태까지는 아니지만 심각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경제는 내수를 살릴수 있느냐의 문제다. 금리 인하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 역시 추경편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임계점에 다다른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박 전 총재는 “지속적이고 꾸준하고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 10년은 걸릴 것”이라면서도 “풀어놓은 LTV와 DTI 완화정책을 원상복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은법에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다만 사실상 비상상황에서나 쓸 수 있을 정도로 적용조건이 까다롭다”며 “타기관 소관도 있지만 통화정책, 거시건전성 정책, 미시건전성 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가계부채등 경제정책을 제약하는 요인도 많지만 통화정책을 시의적절하게 선제적으로 취해달라”고 당부해 무게중심에서 비켜갔다.
생일을 맞아 덕담도 오갔다. 조순 전 한은 총재는 “중앙은행 기능이 과거와 많이 달라져 있다. 한은도 신중하고 시의적절한 정책으로 신회하는 기관이 됐다. 더더욱 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개회사 겸 인사말을 통해 “어제(11일)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우리경제 현실에 마음이 편치 않다. 국내 경기 회복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메르스로 그나마 회복세를 보였던 내수마저 위축됐다”며 “한은에 대한 기대가 커져 있는 상황이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책임감을 요구한다. 그런 과제를 헤쳐 나가는데 저(총재)와 임직원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