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수출부진에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져".. 가계부채 우려 확대된 듯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의 국내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눈에 띄게 위축된 모습이다. 그간 통화정책방향문에 매번 등장했던 '앞으로 국내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문구가 이달 사라졌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6월 기준금리를 전월보다 25bp 내린 1.50%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5월 통화정책방향'과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을 통해 현재 대내외 경기 판단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달 금리 인하 배경에는 수출부진과 메르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심리 위축에 선제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방문에서 한은은 "국내경제를 보면,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부진, 메르스 사태의 영향 등으로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제동향 진단에서도 "메르스 사태로 그동안 개선세를 보이던 소비 등 내수와 경제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간 통방문에 꾸준히 등장하던 '국내 경제 완만한 회복세'문구가 이달 사라졌다. 3월 인하 당시만 해도 해당 문구가 유지됐었다. 'GDP갭의 마이너스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문구 역시 통방문에서 삭제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한은의 국내 경기 진단이 위축된 반면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진단을 내놨다. 전월 미국 경기가 주춤했다고 진단했지만 이달에는 일시적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크게 낮아진 엔/원 환율에 대해서는 "일정 범위내에서 등락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은 소폭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폭증하는 가계대출과 관련, 한은 통방문 문구는 전월과 동일했다. 다만 종합진단에서 한은이 언급한 정책 결정시 고려대상 중 그간 국제유가, 주요국 통화보다 후순위로 밀렸던 가계부채가 제일 먼저 언급됐다. 가계부채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