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국내시장 넘어 글로벌 수익다변화
[뉴스핌=이수호 기자]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인 CJ E&M이 새로운 먹거리 마련을 위해 아시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매출에 비해 이득이 높지 않은 콘텐츠 산업의 특징 탓에 좁은 국내 시장 대신 글로벌 시장으로 수익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M은 올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한류의 중심인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거점으로 삼아 방송과 영화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중국 유명 드라마 제작자 탄루루(谭路璐)와 제작사 '쥐허미디어'와 손잡고 2015년 중국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드라마 '남인방-친구(총 36부작)'의 제작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큰 돈이 들지 않는 제작컨설팅을 통해 현지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드라마 '상애천사천년(相愛穿梭千年)' 공동제작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호남위성에서 첫 방송된 '상애천사천년'은 CJ E&M의 tvN에서 방영된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드라마다. 여기에는 중국내 드라마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깔렸다. 국내 드라마를 모티브로 해 다른 콘텐츠와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에서 최고 매출 기록을 세운 CJ E&M의 영화 '마이가 결정할게' <사진제공 = CJ E&M> |
지난해 12월 개봉돼 역대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 영화에 등극한 바 있는 '마이가 결정할게2(De Mai Tihn2)'는 CJ E&M의 대표적인 한국-베트남 합작영화다. 누적 매출 400만달러(약 42억원)를 기록하며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태국 영화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달에는 태국 극장 사업자인 '메이저 시네플렉스 그룹(Major Cineplex Group)'과 영화 투자 제작 조인트 벤처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새롭게 태국에 만들어지는 합작 회사는 현지에서 영화 투자, 제작 사업을 벌인다. 중국과 베트남에 이어 태국과 다른 아시아 지역까지 콘텐츠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CJ E&M이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국내 사업이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CJ E&M은 지난해 매출액 1조2327억원으로 전년대비 28.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26억48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 표 = CJ E&M > |
1조원이 넘는 매출과 '명량', '국제시장', '꽃보다 할배' 등 흥행작이 줄을 잇는 상황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이 이 같은 현실을 반증한다. 다만 포화시장인 국내를 넘어 아시아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화면서 증권가에서도 CJ E&M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 확대는 게임에서 시작해 영화, 드라마, 예능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향후 현지법인은 제작·배급·유통에 걸친 전반적인 해외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6월, 4만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는 현재 7만원에 육박한다. 아시아 시장 장악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준수하다. 매출액은 29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CJ E&M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화된 한류 콘텐츠'를 구축해 문화 산업 진출의 안착을 도모할 것"이라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