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10년의 산업별효과에 대해서도 의문 제기
[뉴스핌=김지유 기자] 한·중국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자동차를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해 양허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EU 캐나다 등과 맺은 FTA에선 자동차를 통해 이익을 가져왔으나 이를 중국에 대해서는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중 FTA 쟁점과 과제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자동차가 이익을 가져 와야 (FTA 체결로 피해가 우려되는)다른 것이 상쇄되는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민감품목으로 돼서 빠졌다"며 "자동차가 초민감품목에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어떤 공무원은 웃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정부 입장은 자동차를 현지에서 이미 만들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미 FTA 체결 당시 제가 '(이미 현지에서)만들고 있는데 (FTA 체결로 자동차)수출이 어떻게 늘어났냐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정부 쪽에서 현지 생산 얘기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FTA 정책이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라며 "FTA는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아니다.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FTA 서명식에서 서명서를 교환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 김학선 기자> |
이 교수는 또 FTA 10년의 산업별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지의 3월 16일자 기사에 따르면 2003년과 2013년을 비교해볼 때 대표적 FTA 수혜업종으로 꼽히던 전자의 흑자는 255억달러에서 203억달러로 오히려 감소했다"며 "자동차는 188억달러에서 266억달러로 수출이 62.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수입이 223.5%로 폭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농업만 놓고 보면 적자가 676% 증가해 FTA 피해가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며 "같은 기간 통신, 건설, 금융 등 서비스산업에서의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려한 대로 자동차의 경우 현지생산으로 인해 수출증대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수입 증대 효과는 엄청났다"며 "지난 10년간 FTA 경제효과를 살펴보면 그 효과는 없거나 특정 산업에 국한돼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10년과 같이 한·중 FTA도 제조업에 효과는 별로 없고 농업부문에 피해가 집중되면 어쩌나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 교섭관인 유명희 국장은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우리업체가 현지에 진출해서 현지화 전략에 따라 생산하고 있고, 현지에 세계 각국 자동차 브랜드 다 들어가서 생산하고 있어서 국내입장 반영한 것도 있다"면서도 "중국이 자동차에 대해 강하게 개방불가 입장이었기 때문에 우리만 개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 국장은 또 "한·중 FTA 내부절차 이후 조속히 국회비준동의안 제출을 준비하고, 소비자 후생 및 수출 증가 등 경제적 이익을 조기에 현실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연내 비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민수·이인영·홍영표·심재권 새정치연합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들은 각각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