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그룹, 지주사 전환 정책적 유인될 것"
[뉴스핌=김양섭 고종민 기자] 이른바 ‘원샷법’(사업재편지원특별법)의 법제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증권가가 지주사 관련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원샷법은 인수합병(M&A) 등 기업들의 사업재편 관련 규제를 간소화하려는 취지로 추진돼 왔다.
현대글로비스 올해 주가추이 및 매매동향<자료=키움증권HTS>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달 22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발표 뒤 제일모직이 급등세를 타면서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A 운용사 매니저는 "합병 후 제일모직의 급등세가 나타난 뒤 투자자들이 향후 현대차 그룹에 나타날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하면서 선취매에 나선 성격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소식을 계기로 재차 삼성의 지주사 전환설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원샷법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 지주사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에스디에스, 한진 등 지배구조 관련주들의 가파른 상승세도 이와 관련이 있다.
◆ "원샷법 하반기 시행 기대"
정부는 지난달 27일 원샷법 초안 성격의 입법검토 용역안을 발표했고, 이 방안을 바탕으로 법안을 만들어 이르면 이달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입법 추진 후 하반기에 시행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초안을 보면 ▲인수합병(M&A)시 주식매수청구권 절차 간소화 ▲사업재편 기업의 주주총회 절차를 1주로 단축 ▲주총 특별결의 면제요건도 현재 90%에서 3분의 2로 완화 ▲합병대가가 존속회사 주식 총수의 10% 이하인 경우 주총 특별결의가 면제되는 소규모 합병 요건도 20%로 확대 ▲사업재편기간동안 지주회사 관련 규제유예기간은 '3+1년'으로 연장 ▲이 기간 동안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소유제한도 현 100%로에서 50%로 완화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끈 법안은 매수청구권 관련 항목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과 영업양도 등을 추진할 때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의 주식 전부를 공정한 가격에 매수하도록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합병의 성공 여부에 가장 큰 관건으로 작용되는 이슈다. 지난해 추진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이 무산된 이유 역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때문이었다.
소액주주의 반대매수 청구기간은 기존 20일에서 10일로 줄이면서 매수기간은 상장사 3개월과 비상장사 6개월로 각각 기존보다 3배나 늘렸다.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보유 지분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완화한다는 내용도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항목으로 거론된다. B 운용사 관계자는 "지분을 덜 가져도 된다는 건 그만큼 비용이 줄고, 자산배분에 대한 룸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회사 공동출자 허용 등 지주사 행위 제한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 순환출자 '삼성·현대차' 등 수혜 기대..합병추진 SK '관심'
최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요건이 완화되면, 지주회사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삼성, 현대차, 롯데, 한화그룹 등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주목하라"면서 "통상적으로 지주사 전환은 기업 가치에 긍정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이 이뤄지는 전후로 잠재 지주 전환 가능 기업의 주가 재평가 작업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용기 현대증권 팀장도 "원샷법 원안대로 추진되면 기업들간 인수합병 및 순환출자 해소가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따라 따라서 기업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계열사간 M&A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비상장, 상장기업간의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 현대차 그룹 등을 수혜로 꼽았다. 그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을 이유로 지주회사 전환이 유도됐지만, 복잡한 순환출자 등의 지배구조를 보유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은 지주회사 전환시 애로점이 존재했는데, (원샷법은) 하나의 특별법으로 묶어서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혜주 선별에서는 구체적인 승인기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구용역결과에서는 지원 대상을 '과잉공급분야'로 한정, 과잉공급에 대한 판단기준은 추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면서 "M&A 활성화 및 지배구조 개편 관련 투자심리 개선될 수 있으나, 상기 이슈 때문에 관련종목들이 아직 직접적인 수혜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서도 수혜주를 찾는다면 최근 합병으로 지배구조 이슈를 해결해 향후 그룹 전반의 성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SK그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고종민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