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성장 동력, 삼성물산은 지주사 지위 각각 확보
[뉴스핌=김양섭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지주사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그널이 나온 것으로 해석하면서 '호재'로 인식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하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약 1: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두 회사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성물산은 장중 상한가까지 올랐고, 제일모직 역시 오전장에서 10% 이상의 급등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지주사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됐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합병 발표는 지주사로 가는 게 명확하다는 걸 확인해 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지주사 전환 발걸음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갑자기 발표가 나온 측면이 있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현재 구조에서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
김영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삼성이 보여줬던 그림을 보면 계열사간 변화가 많았는데, 지금까지는 소소하게 사업 시너지 강화 측면에서의 변화였다면 앞으로는 그룹 정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회사가 건설을 갖고 있고 이런 점에서는 유사업종 시너지 강화 측면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 다음 진행 방향인 지주회사 그림은 관련법 개정 등이 선행돼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번 합병으로 제일모직은 성장 동력을 확보했고, 삼성물산은 지주사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제일모직에 대해 "그룹 성장 동력이 되는 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된 것, 반도체 등 그룹의 대규모 건설을 수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 등 성장성을 확보하게 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한병화 연구위원은 "합병비율이 이익 측면만 보면 제일모직에 훨씬 유리한 듯 보이지만, 지주사 이슈를 보면 삼성물산 주식이 지주사 주식으로 바뀐다는 측면에서 보면 물산에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합병비율은 큰 이슈가 되지 않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제일모직 주가추이 및 매매동향<출처=키움증권HTS>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