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성장률 둔화속 자산가치 상승…금융시장 불균형 우려
[뉴스핌=노종빈 기자]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그림자 금융으로 인해 유로존 내 금융 안정성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8일(현지시간) 금융안정성보고서를 통해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으로 인해 유로존의 회복세가 둔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그림자금융 우려…헤지펀드형 빠르게 확대
그림자금융은 지난 금융위기 전통적인 금융업종의 투자 규제가 강화되자 이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유로존 내 그림자 금융의 규모는 23조5000억유로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ECB에 따르면 지난 2008년을 기준으로 6년 여간 그림자금융 규모는 헤지펀드형이 2.5배 가량 늘어났고 투자펀드형은 2.2배의 확대됐다.
문제는 리스크에 비해 이를 통제하는 규제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ECB에 따르면 유사 금융기관들이 투자펀드 등이 규제 시스템을 피해 금융관련 투자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그림자금융의 자산 규모와 투자 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 불투명성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이다.
ECB는 특히 급격한 자산가격 변동시 은행 업종에서도 타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산가격이 급변하면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하게 되고 펀드는 물량을 청산해야 되므로 이로 인해 자산가격은 급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 ECB 양적완화 따른 시장불균형 우려
ECB는 또 양적완화를 통한 자금 공급으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또한 자산가격의 버블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CB는 지난해 6월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처음 도입했다.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자금을 예치할 경우 0.2%의 보관비용을 받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 같은 비용을 고객들에게 전이할 수 없었으며 그 결과 은행들의 마진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유로존 내 위험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나 경제 상황의 개선 조짐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명목성장률은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최근 직접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통화공급과 채권매입은 금융 상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토르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유로존 자산이 전반적으로 고평가돼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일부 자산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두터운 상황이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 낮은 경제성장률 지속…시장 충격 우려
ECB는 유로존 주요국들에서 낮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고 있어 일부 기업과 정부 채무 부문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CB는 중기적으로 경제 상황이나 재정적 이슈 등 긴급한 사태로 인해 대량의 자금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금융업종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리스크 노출이 과도하게 크기 때문이다. 유로존 내 투자 형태가 자금을 차입해 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레버리지는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 유동성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인해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시장 충격이 확대될 수 있다고 ECB는 지적했다.
◆ 저금리 지속…보험업 투자수익률 부진
이와 함께 은행과 보험업종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된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금융위기 이후 채권시장에서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ECB는 지난 3월부터 총 1조1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행 중이나 이로 인해 독일 국채 등 각국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까지 떨어졌으며 현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수익률이 지속된다면 보험사들은 충분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없어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고 보험업의 존재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