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레 "시장 유동성 감안해 자산 매입 규모 안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던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유로화 역시 달러화에 대한 강세를 접고 하락 반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면서 유로존의 금융자산이 ‘원위치’로 돌아간 모습이다.
유로화 동전[출처=AP/뉴시스] |
그는 “자산 매입 규모를 적절히 안배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이는 여름철 통상적인 유동성 악화에 따른 것일 뿐 금융시장 여건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월 평균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QE)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여름 자산 매입 규모를 일정 부분 축소해 시장 유동성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쿠레 정책위원은 “필요할 경우 시장 유동성이 개선되는 9월 자산 매입 규모를 늘려 월 평균 600억유로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로존 국채와 외환시장 움직임에 대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 국채의 방향 전환은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만, 방향 전환의 속도가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자산 가격의 급반전은 앞서 수차례 경험한 일이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 따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쿠레 정책위원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유로화는 이날 장중 달러화에 대해 2% 가까이 치솟았다. 독일 10년물 국채는 장 초반 0.555%로 떨어진 뒤 낙폭을 5bp로 좁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장중 각각 10bp 이내로 떨어졌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외환 전략가는 “쿠레 정책위원이 최근 독일 국채 매도 논란을 종결 진 셈”이라며 “QE의 속도가 여름을 앞두고 다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로버트 쿤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언은 ECB가 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며 “이미 ECB는 최근 1~2주일 사이 자산 매입 규모를 늘리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발언의 시점이 흥미롭다”며 “ECB 정책자들이 유로화 등락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화 약세는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압박을 상당폭 희석시킨 한편 실물경기 부양 효과를 내고 있다. 때문에 정책자들이 유로화의 최근 반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유럽 주식시장 역시 훈풍을 냈다. 독일과 프랑스 및 이탈리아 주가가 일제히 2% 이상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