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물가 2013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핵심물가가 2년3개월래 최대폭으로 뛰면서 인플레이션 하강 기류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주택시장부터 제조업까지 경제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행보에 혼선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 타겟[출처=AP/뉴시스] |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는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1월 이후 최대 상승에 해당한다. 또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2%를 웃도는 수치다.
전년 동기에 비해 소비자물가는 0.2% 하락한 반면 핵심 물가는 1.8%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었던 상황이 급반전을 이룬 셈이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이후 핵심 물가가 연이어 ‘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RBS증권의 기 버거 이코노미스트 역시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며 “핵심 물가가 연초 이후 보인 추세를 지속할 경우 머지않아 연준을 강하게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결정을 내리기 위해 예의주시하는 지표는 고용과 함께 인플레이션이다. 정책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목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지난달 회의에서 정책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0%를 밑돌고 있지만 고용 회복이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상승 추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8~13일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54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42명의 응답자가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9월로 예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제로 수준의 금리를 영속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다”며 “9월이 가장 유력한 금리인상 시기로 꼽히지만 7월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의 하락에 제동이 걸리지 않은 만큼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1.3% 떨어졌고, 휘발유 가격 역시 1.7% 내렸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의류와 항공권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반면 주택과 의료, 가구, 자동차 등이 핵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