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메이저 프로젝트 중단에 공급 과잉 우려 진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배럴당 올들어 처음으로 60달러를 뚫었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 여전히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선물시장에서 상승 포지션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 인도분이 장중 배럴당 61.10달러까지 상승한 후 60달러 선으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원유 저장 시설[출처=블룸버그통신] |
최근 50달러 선을 넘은 국제 유가는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적인 전망 속에서도 강한 탄력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선물 거래 규모는 최근 100일 평균치보다 16% 높았다. 또 지난달 국제 유가는 25% 급등해 월간 기준으로 2009년 5월 이후 최대 폭의 상승 기록을 세웠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85년래 최대 원유 과잉 생산이 진정되고 있다는 관측이 번지면서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석유 시추 업체들의 굴착 장비 가동이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떨어뜨렸다.
이날 런던 상품시장에서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역시 장중 배럴당 67.74달러까지 올랐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21% 뛰었고,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컨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빌 오그래디 전략가는 “배럴당 60달러는 저항선에 해당한다”며 “현 수준에서 유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원유 재고가 줄어드는 움직임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원유 재고는 지난 1일 기준 한 주 사이 12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하순 재고 물량은 4억9090만배럴까지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제이콥 이사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뚫은 것은 의미있는 신호”라며 “투자자들이 석유 메이저들의 생산 축소를 크게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시아 지역의 원유 수요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며 “이는 유가 강세 신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가파른 유가 상승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펜하이머의 파델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 안착하면 하반기 원유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유가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