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올해 국채시장 혼란 이미 경고…"단순 조정 아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의 글로벌 채권시장 급락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돼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말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채권시장에 한 차례 후폭풍이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채권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신화/뉴시스> |
다만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면서서 이러한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투자자들이 높아진 경기둔화 우려로 인해 전통적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세계 채권형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해만 117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주식형 ETF에서는 300억달러, 뮤추얼펀드에서는 23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그러나 세계적 투자 전문가들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채권시장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쏟아냈다. 빌 그로스는 지난달 독일 국채가 "일생일대의 매도 기회를 맞았다"고 언급했다.
워런 버핏은 채권 가격이 "과도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했고, 빌 애크먼도 "채권을 투자처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구루(guru)들의 예견은 정확했다. 글로벌 국채금리는 지난 2주간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채권 가격 하락). 독일 국채시장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각) 투매 현상이 벌어진 데 이어 미국 등 글로벌 국채시장에도 매도세가 전염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장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며 추세적 하락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 자문회사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현재 채권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추세 전환을 겪고 있다"며 "각국 성장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채권시장이 급락한 것은 이번 하락이 단순한 조정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그룹의 바이런 빈 부회장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금리 상승폭이 많지는 않겠으나 앞으로 채권시장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홀딩스 존 고만 아시아태평양부문 대표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월말이 다가올수록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사실에 익숙해진 상태"라며 "경기가 점차 반등 국면에 있어 채권가격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홀딩스는 미국 국채 거래에 참여하는 22개 프라이머리 딜러 중 하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