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선발행 수요↑.. 하반기 발행시장 전망은 '우울'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졌을 뿐이라며 다소 개운치 않은 반응들이 나온다. 순발행 규모가 0에 가까웠던 지난해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약 4729억원이다. 지난해 총 순발행 규모가 2460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는 비교적 순항을 하고 있다.
5월 중 순발행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5월 들어 2주만인 현재 약 8000억원 순발행을 기록 중이다. 지난 1월(-660억), 2월(-1조5739억)에는 순발행 규모가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렀지만, 3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순발행 규모는 플러스로 전환됐다.
회사채 발행 추이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자료제공=KDB대우증권, 키스넷> |
저금리와 더불어 주택저당증권(MBS) 이슈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다음 달까지 발행되는 MBS 영향에 금리가 급하게 방향을 틀게 되면서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발행하려는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최근 시중금리는 급등분을 일부 되돌리기도 해 '지금이 발행 적기'라는 컨센서스가 모였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대 회사채도 등장하는 등 저금리 기조 하에 선발행 및 증액 발행 수요가 증가했다"며 "신용등급 기준 AA급 업체들이 신규발행을 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중 AA급 업체들의 신규발행 규모는 2013년 이후 분기 중 최대 수준(7조9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수요예측에서 발행예정액을 웃도는 현상도 자주 관측된다. 발행뿐 아니라 수요 분위기도 긍정적인 것이다.
A 기업 관계자는 "3월 당시 금리가 저점이라는 인식에 머뭇거리던 기업들의 선발행 수요가 몰렸다"며 "향후 회사채시장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을 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써는 금리가 조금 반등해도 절대적인 수준이 여전히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에도 훈풍 지속? 기대는 NO!
다만 상반기 회사채 시장 개선세는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결과로, 하반기에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된다.
무엇보다 그간 순발행 증가를 이끌었던 특수채 발행이 지난해부터 저조한 상황이다. 관련한 발행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이슈가 발행예정인 기업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정연홍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순발행기조가 상당히 둔화됐다. 상반기 분위기가 개선된 측면이 있지만, 추세가 변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며 "2011~2013년 회사채 순발행을 이끌었던 특수채가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 여파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향후 회사채 시장에서는 저금리 이슈보다는 펀더멘털 요인이 재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금리가 더 상승한다면 회사들이 발행을 주저하는 부문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올해 회사채 발행 수준은 작년 수준에 그칠 것 같다. 특수채 발행 여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주택담보대출 영향으로 은행채가 늘어날 여지는 있지만, 전체 시장에 판도 변화를 일으킬 만큼 위력적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채시장 내에서 차별화 현상이 심화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1분기 발행 비중으로 보면 AA급 업체가 65.1%로 사채 발행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와 신용경색이 맞물리며 우량 회사채 중심 양극화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협 관계자도 "5월만 보더라도 낮은 등급에서는 상환만 있고 발행은 없다"고 밝혔다.
애초 1분기 A급 회사채 시장 활성화가 2분기 들어 BBB급에까지 옮겨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는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미뤄둬야 할 가능성이 크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BBB급 회사채는 가격 이슈가 작용한다기보다 하이일드 성격이 강하다"며 "A급과는 다른 차원으로 봐야 하며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